"출전여부 상관없이 후배들에게 귀감되는 선배 되고파"
(파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해 걱정도 많이 해주시지만 결국 경기장에서 제가 실력으로 증명해야죠!"
지난 22일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국시간으로 내달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에 나설 24명의 태극전사를 발표하면서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을 포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에 대해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라며 이청용을 '와일드카드'라고 언급했다.
경기 출전 여부에 상관없이 팀이 성숙해지고 정신적으로 강해지게 하려고 특별히 발탁했다는 이유도 설명했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5경기(선발출전 4회·교체출전 11회)밖에 나서지 못했다. 득점도 없었다.
이 때문에 일부 팬들은 슈틸리케 감독이 내세운 '소속팀 경기 출전 우선'이라는 선발 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청용 역시 이런 여론을 잘 알고 있다.
30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청용은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얘기다. 결국은 결과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이번 경기 결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선수선발은 코칭스태프의 깊이 있는 상의를 통해 이뤄진다. 감독의 고유권한이자 책임 역시 감독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직전 소집에서는 내가 제외됐었다. 결국 이번 소집을 통해 내가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논란이 사라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록 이번 시즌 경기에 많이 못 나섰지만 부상 없이 팀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라며 "카타르전에 출전하지 못해도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청용은 특히 "지난 7~8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내가 당연히 오는 자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최근 1~2년 동안 부상도 겹치고 소속팀에서 경기 출전 기회도 적었다. 그래도 이번에 다시 대표팀에 뽑힌 만큼 카타르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집중해서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팀의 고참급 선수로서 후배들에게 쓴소리도 해야 한다는 질문에 이청용은 "아무래도 나는 쓴소리를 하는 스타일은 못 된다"라고 웃음을 보이면서 "말 보다는 팀의 고참으로서 몸으로 직접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청용은 최근 소속팀의 사령탑인 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사퇴에 대해선 "감독님이 갑자기 그만둔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팀이 강등을 피해서 계속 팀과 함께할 줄 알았는데 팀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판단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입지에 대해서 "계약이 아직 1년 남았다. 당연히 지난 시즌 같은 상황을 맞아서는 안 된다"라며 "일단은 대표팀에 집중하고 나서 나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하겠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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