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수원문인협회가 이웃한 광교산 거주 주민들로부터 '퇴거 압박'을 받는 고은 시인 지키기에 나섰다.
협회는 30일 수원문학인의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은 시인을 수원에서 떠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박병두 수원문인협회장은 "고은 시인은 우리나라 문학계의 큰 별로, 인문학 도시 수원의 문화브랜드를 한층 더 높이고자 수원시장이 삼고초려 끝에 광교산 자락으로 모신 것"이라면서 "지금 몇몇 시민의 금도를 벗어난 행동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고은 시인과 같은 광교산 자락에 사는 주민들이 최근 "우리는 47년간 개발제한구역과 상수원보호법 때문에 재산피해를 보고 있는데, 수원시가 고은 시인에게 특별 지원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고은 시인은 광교산을 떠나라"고 주장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의미다.
주민들의 퇴거요구에 고은 시인이 수원을 떠나려 한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수원지역 문인과 수원시주민자치위원장들이 "고은 시인을 지키고, 문학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고은 시인 지키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협회는 "수원시민 모두가 고은 시인과 역량을 모아 노벨문학상을 받는 대한민국 최초의 인문학 도시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협회는 다음 달 2일 수원문학인의집에서 열려던 '수원문학관(또는 홍재문학관) 건립을 추진을 위한 심포지엄'을 무기한 연기하고 고은 시인 지키기에 전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앞서 협회는 2015년 12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가 대표성,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시민 혈세인 부지까지 제공해가며 고은 시인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기만 행정"이라면서 "고은문학관이 아닌 수원문학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현재 고은문화재단이 팔달구 장안동 부지 2천㎡를 시로부터 받아 모금 등을 통해 고은문학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해마다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은 안성시에서 20여년간 거주하며 창작활동에 전념해오다 인문학도시 구현을 목표로 하는 수원시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지난 2013년 수원시 장안구 광교산 자락으로 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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