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 보훈처 보고, 기관장으로서 이례적 참석
"민주화정신 느끼도록 교육…보훈단체 관리감독 강화로 편향성 해결"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피우진 신임 국가보훈처장은 30일 "이념 편향 논란이 있었던 나라사랑 교육을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피 처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위원회가 이날 국가보훈처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 참석해 "안보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과거의 교육은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피 처장은 "민주화 정신을 체험하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피 처장은 이날 업무보고 참석 이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서도 나라사랑 교육에 대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할 것"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사랑 교육'은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안보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전임 박승춘 보훈처장 재임 당시 논란이 됐던 대표적 사업이다. 현 여당에서는 나라사랑 교육이 사실상 반공 교육에 가까워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해 왔다.
아울러 피 처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보훈단체에 대해서는 그동안 제기된 수익사업 문제와 정치적 편향성을 해결하기 위해서 관리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재향군인회(향군)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아직 새로운 회장 선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익 사업에서 경영약화를 겪고 있다"며 "뼈를 깎는 자세로 자구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향군은 2015년 말 조남풍 당시 회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후 1년 넘게 회장을 뽑지 못하고 직무대행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피 처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 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고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새 역사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찾아서 제대로 예우하고 자연스럽게 국민통합에 기여토록 국가 보훈을 올바로 세워야 한다"고 향후 업무 방침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2019년에 임시정부기념관 개설을 추진하고, 보훈가족을 위한 복지·의료시설과 국가유공자 예우를 위한 안전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국정기획위를 상대로 한 업무보고에 부처의 수장이 직접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18일 취임한 피 처장은 보훈처 사상 첫 여성 처장으로,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파격 인사' 로 꼽힌다.
김연명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장은 이날 피 처장을 "문재인 정부의 상징"이라고 칭하며 업무보고에 직접 자리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인사말을 마치고 먼저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위 건물을 나서는 피 처장을 배웅하며 "건투를 기원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가보훈처는 전임 박승춘 처장이 6년3개월여간 재임하는 동안 나라사랑 교육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의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 논란 등으로 끊임없이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시달렸다.
이날 업무보고에서도 업무현황 점검과 함께 과거 논란에 대한 개선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에서는 이밖에 최완근 차장, 이남일 복지정책국장, 오진영 보훈선양국장, , 민병원 기획조정관, 김주용 보상정책국장, 김광우 제대군인국장 등의 간부가 이날 보고에 참석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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