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계 정치인 고메스와 결선투표 격돌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한인 출신 로버트 안(41·한국명 안영준) 변호사가 다음 달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하원 보궐선거(캘리포니아주 제34지구) 결선투표에서 19년 만의 한인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한다.
안 후보가 당선되면 1998년 김창준 전 의원 이후 처음으로 한인 출신 연방하원의원이 탄생하게 된다.
안 후보 캠프는 30일 이례적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대북 핵개발·미사일 위협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는 정책 자료를 발표했다.
안 후보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지나치게 단순한 공격 일변도로 장기 계획이 없다"고 지적한 뒤 "한국, 중국, 일본과의 포괄적 합의가 없이는 북핵문제 해법을 도출할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안 후보 측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력 위협에 의한(saber-rattling) 접근에서 벗어나 연합체의 구성에 의한 해법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후보는 지난 4월 4일 실시된 34지구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 1차 투표에서 히스패닉계 기성 정치인인 지미 고메스 후보에 이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안 후보는 22.25%를 득표해 고메스 후보(25.36%)와 3.11%포인트의 득표율 차이를 보였다.
안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고메스 후보와 맞대결을 벌인다.
고메스 후보는 라틴계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현직 캘리포니아주 의원이다.
캘리포니아주 34지구는 LA 한인타운을 비롯해 다운타운, 리틀도쿄, 차이나타운 등을 관할하는 선거구로, 하비어 베세라 전 의원이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발탁되면서 공석이 됐다.
모두 24명이 출마한 1차 투표에서 안 후보는 3위 마리아 카빌도 후보를 큰 표 차로 따돌렸다. 그러나 결선 투표에서는 분산됐던 라틴계 표심이 고메스 후보에게 몰릴 것으로 보여 힘든 싸움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주 한인사회는 김창준 전 의원이 1998년 낙선한 이후 19년 동안 연방 상하원 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연방하원의원 435명 중에는 일본계, 중국계, 베트남계 의원이 있지만 한인 출신은 전무하다.
34지구 선거구의 인종 분포는 히스패닉계가 39%로 가장 많고 백인 30%, 아시안 16%, 흑인 4% 등이다.
안 후보는 4·29 LA 흑인 폭동 25주년을 맞아서도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겠다고 약속하며 한인 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 LA지역 일간지 중 하나인 LA데일리뉴스가 안 후보 지지를 밝혔고, 퍼스트AME 교회 등 일부 흑인 교계도 지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32대 LA 한인회장을 지낸 제임스 안 한인회 이사장의 아들로, LA에서 태어나 에모리대,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로스쿨을 졸업하고 LA법원 재판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부터 LA시청 도시계획국 커미셔너로 활동하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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