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BI 후임국장 지명 늦어져…공보국장 후임자 물색도 난항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잡음 속에 인적 쇄신에 나섰지만,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백악관에 합류한 마이클 덥키 공보국장이 최근 사임 의사를 밝혔다. 덥키는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저격하는 역할을 맡았다가 새 정부 출범 후 백악관에 합류한 인물이다.
문제는 덥키를 대신할 후임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백악관은 새로운 공보국장 후보자 4명을 접촉했지만 모두 고사했다고 NYT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진두지휘하다 전격 경질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후임 자리를 놓고도 트럼프 대통령의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FBI 국장 선임을 위해 후보 2명을 추가로 면접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존 피스톨 교통안전청(TSA) 전 청장과 크리스 레이 법무부 전 범죄국장을 불러 FBI를 이끌 자질을 갖췄는지 알아보는 면접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에 앞서 조 리버먼 전 상원의원과 앤드루 매케이브 FBI 국장 대행, 엘리스 피셔 전 법무부 차관보, 존 코닌 상원의원, 마이클 가르시아 뉴욕주 대법원 배석판사 등과도 인터뷰를 했다.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 프랜시스 타운센드 백악관 전 국토안보 보좌관도 FBI 국장 후보 자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이들 가운데 리버먼 전 의원 등 여러 명이 FBI 수장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미 전 국장이 경질되고 시간이 한참 흘렀는데도 FBI 국장을 선임하지 못한 게 유력 후보들이 고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토요일에 끝난 첫 해외 순방을 떠나기 전에 FBI의 새로운 지도자를 지명하길 희망했지만, 코미 경질 후 3주가 지나도록 여전히 물색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9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내통 의혹을 수사하던 코미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방해 비난이 거세지면서 러시아 스캔들의 특검까지 이어졌다.
러시아 스캔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려고 전투적 성향의 옛 측근들을 재기용하려던 움직임도 차질을 빚고 있다.
미 언론은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을 구하려고 코리 루언다우스키 전 선거대책본부장, 데이비드 보시 대선 캠프 부매니저 등이 백악관에 합류할 것이라는 보도를 최근 내놨다.
NYT는 "보시는 가족들의 걱정 때문에 백악관에 합류할 계획이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며 옛 측근들의 백악관행이 더 복잡해졌다고 전했다.
인적 쇄신 노력이 차질을 빚으면서 백악관이 실제로 조직을 재정비하려는 지도 불확실하다.
실제로 경질설이 나돌았던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순방 후 처음으로 브리핑에 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그(트럼프 대통령)가 직원들의 업무에 매우 만족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YT는 경질설이 돌던 라인스 프리버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티븐 배넌 수석전략가도 건재하다면서 "특히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경질되면 다른 어떤 자리보다 후임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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