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포럼, 시민 대토론회서 광화문광장 재정비 원칙 제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지상 차도를 없애 보행자를 위한 '온전한 비운 공간'으로 만들고, 율곡로와 세종로는 지하화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논의를 해 온 광화문포럼은 시민 대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종합구상안을 31일 소개했다.
이 안은 율곡로만 지하화하는 2010년 국가건축정책위원회안과 율곡로를 곡선화하고 세종로를 한쪽에 몰아넣자는 2005년 문화재청안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금의 세종로는 교보생명과 KT 사옥 사이 지점께부터 지하로 들어간다. 율곡로 역시 광화문 앞 구간은 지하화해 연결한다.
세종문화회관·KT사옥∼미국 대사관∼의정부터 앞∼광화문에 이르는 넓은 공간이 모두 차 없는 광장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포럼은 지하철 3호선을 피해 율곡로를 지하화하면 그 자리에 월대를 회복하고 해태상도 이전할 수 있으리라고 봤다. 또 복원된 의정부터와 정부종합청사 인근에는 각각 안내·편의시설을 두자고 제안했다.
포럼은 이 방안을 두고 "버스 노선을 유지하면서 광장과 광화문 단절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며 "지상부를 전면 보행 공간으로 만들어 광장의 기능, 도심 축으로서의 중심성, 보행 접근성을 모두 만족하게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월대 회복과 해태상 이전, 의정부터 회복, 동십자각·서십자각 회복, 사직단 가는 길 보호, 지상부 보행화와 지하 연결, 세종로 공원에 문화 용도 도입 등 기존 요구 사항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포럼은 이 같은 내용을 '포럼안'으로 삼아 서울시와 중앙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광화문포럼은 광화문광장과 세종로 일대를 보행중심 지역으로 꾸미고자 서울연구원에서 주관해 만든 그룹이다. 도시계획, 역사, 건축, 교통 등 각계 전문가 40여 명이 참여해 논의해왔다.
이날 토론회는 함인선 BHW 대표가 ▲ 역사와 미래가 같이하는 공간 ▲ 국가 중심 공간 ▲ 공공적 진화 ▲ 일상과 비일상이 소통 ▲ 상향적·사회적 합의에 따른 재구조화 등 다섯 가지 원칙을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홍순민 명지대 교수가 '광화문광장의 역사성 회복'을 주제로 광장∼광화문∼경복궁∼백악산∼북한산∼하늘로 연결되는 경관축·옛길·도시구조 보존 방향을 발표했다.
김도년 성균관대 교수는 단절된 경복궁과 도시공간을 연결해 도시 골격과 맥락을 회복하고, 광화문에서 경복궁을 거쳐 하늘로 이어지는 경관을 고려해 서울의 대표 모습을 만들어나가고, '비움의 원칙'에 따라 광화문광장을 교통섬이 아닌 보행광장으로 확대 개편해야 한다는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김영찬 서울시립대 교수가 '광화문광장 개선 시 교통부문 검토사항', 손수호 인덕대 교수가 '광화문광장의 운영'을 각각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날 공개된 '포럼안'을 비롯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공사 비용·사업 기간·기술적 실현 가능성·단계별 추진 방안 등을 고려해 연말까지 개선안을 만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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