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8개월 만에 강제송환된 정유라, 수사에 협조해야

입력 2017-05-3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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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8개월 만에 강제송환된 정유라, 수사에 협조해야

(서울=연합뉴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 관련자 중 한사람인 정유라 씨가 31일 오후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가을부터 덴마크에서 도피생활을 시작한 지 245일 만이다. 정 씨는 덴마크에서 올해 1월 1일 불법 체류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 구금됐으며 이후 법정 투쟁을 벌이며 국내 송환에 불응했다. 정 씨는 지난 4월 19일 덴마크 1심 법원의 송환 판결을 받고도 항소심을 제기했다가 한 달여만인 지난 24일 돌연 송환 결정을 받아들였고 이후 한국과 덴마크 양국 간 범죄인 인도절차에 따라 이날 강제송환이 이뤄졌다. 암스테르담에 기착한 국적기에 탑승한 직후 검찰 호송팀에 체포된 정 씨는 귀국 직후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됐다. 국정농단 사태의 마지막 수사대상자까지 신병이 확보됐으니 마침내 수사의 완결점을 찍을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정유라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랜 지기인 모친 최순실 씨의 영향력으로 학창 시절 각종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난 인물이다.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고교 시절 학생부가 허위기재됐고, 이화여대 입학과정에서는 규정을 어기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면접을 봤다. 입학 이후에는 시험도 치르지 않고 학점을 받았고, 교수는 논문을 대필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승마협회 문제와 관련해 문체부 고위공무원을 좌천시키고, 삼성그룹이 거액의 승마 관련 지원금을 내게 된 원인 제공자도 정 씨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국정농단 사태의 출발점 중 하나라고 해야 한다. 지난해 말 촛불집회 와중에는 페이스북에 "능력 없는 니네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는 글을 올려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 씨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취재진에게 "삼성승마단 지원 6명 중 한 명이라고 안다. 엄마와 박 전 대통령 사이 일 모른다"라며 "억울하다"고 말했다. 특혜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아는 사실이 별로 없다"고 했다. 현지 체류비용도 "모른다"고 했을 뿐이다. 사실상 모든 위법행위에 대한 관련성을 부인하고 책임을 최 씨에게 떠넘기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정 씨 발언의 진위는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일이다.



검찰이 정 씨를 상대로 추궁할 대목은 대략 네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이화여대 학사비리의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삼성그룹의 승마훈련 지원 자금과 관련한 뇌물 수수 의혹이 있다. 세 번째는 최 씨 일가의 외화 불법송금 및 자금세탁, 재산 국외 도피 의혹이다. 마지막으로는 정 씨가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본 인물인 만큼 '국정농단' 사건 중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부분도 확인할 대상이다. 정 씨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검찰이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실마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파장이 커질 수도 있다. 이 시점에 주문하고 싶은 것은 정 씨가 이제라도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뇌물수수혐의로 재판을 받는 지경에 이른 이상, 이제라도 진실을 밝히고 잘못이 있다면 이를 인정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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