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정 민화협 공동의장 '일통청화공' 유묵 맡겨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안중근(1879∼1910) 의사가 1910년 3월 순국하기 직전 중국 뤼순(旅順) 감옥에서 기요타(淸田) 간수과장에게 써준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 글씨가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기탁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인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의장이 지난 4월 12일 K옥션 경매에서 2억9천만원에 낙찰받은 안중근 의사 유묵(遺墨, 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을 연구원 장서각에 기탁한다고 1일 밝혔다.
'일통청화공'은 '항상 맑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유묵의 오른쪽에는 '기요타 선생에게 드린다'(贈淸田先生)라는 글씨가 있고, 왼쪽에는 약지가 잘린 왼손 손도장과 함께 '대한국인 안중근이 정중히 올린다'(大韓國人 安重根 謹拜)는 의미의 한자가 적혀 있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은 50여 점이 남아 있다고 전하며, 그 중 26점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기탁된 유묵은 보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이 공동의장은 "안 의사가 비단에 쓴 유묵은 7점 정도밖에 없어서 희소가치가 있다"며 "지문을 볼 수 있을 만큼 선명하게 손도장이 찍힌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인 간수과장이 안 의사의 사상과 성품에 감복해 글씨를 받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유물"이라며 "안 의사가 날 일(日) 자를 독특하게 썼는데, 서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자주독립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안 의사의 유묵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맡기게 돼 뜻깊다"며 "이 자료가 많은 사람에게 소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 공동의장은 전주이씨 장천군가의 유물과 독도 표목사진도 장서각에 기탁한 바 있다. 유묵 기탁식은 2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서 열린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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