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 사천시의 오랜 '애물단지'로 꼽혀온 거북선유람선이 공개매각 시도 10년 만에 건조비의 10%에도 못미치는 헐값에 겨우 팔렸다.
사천시는 2008년 공개매각을 시작한 거북선형 유람선 거북선호가 10년 만인 지난달 7천472만원에 낙찰됐다고 31일 밝혔다.
시는 지금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을 통해 27번 공매를 시도했으나 응찰자가 나서지 않아 번번이 유찰됐다.
이번 28번째 공매에 처음으로 전남 목포에 사는 한 사업가가 응찰, 매각이 성사됐다.
이 사업자는 내달 중순 잔금을 치르고 인도해 갈 예정이다.
사천시는 2001년 사천 해상관광 활성화, 경영수익사업 등을 위해 8억7천400만원을 들여 거북선호를 건조했다.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FRP) 재질의 거북선호는 길이 19.58m, 폭 6m, 깊이 2.6m, 총 69t 규모로 98명을 태우고 운항할 수 있다.
시는 '사천시 거북선형 유람선의 관리 및 위탁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삼천포유람선협회에 유람선을 임대했다. 거북선호는 2008년 5월까지 운항됐다.
하지만 승선 정원이 더 많은 중대형 유람선에 밀려 이용객이 줄고 최신형 유람선이 등장하자 유람선협회는 2008년 임대계약을 포기했다. 이때부터 거북선호는 방치됐다.
시는 거북선호를 임대할 곳이 없자 용도를 폐지하고 공매절차에 들어갔다.
시는 유람선협회로부터 거북선호 건조비의 10%인 8천500만원의 임대수입을 올리는 데 그쳤다.
거북선호는 10년간이나 대방동 부둣가에 정박된 채 관리비만 들어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했다.
사천시 관계자는 "거북선호는 매각되지 않아 시의회와 시민의 질타를 받았지만 건조된 이후 8년간 삼천포항 인근 관광지를 운항하면서 사천 해상관광의 첨병 역할을 해 애초 건조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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