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교수 "朝報, 세계최초 인쇄 신문 가능성 높다"

입력 2017-05-31 18:56  

김영주 교수 "朝報, 세계최초 인쇄 신문 가능성 높다"

이틀 연속 발행, 주간지보다 일간지일듯…공인되면 독일 신문보다 73년 빨라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이것은 세계최초 활판인쇄 상업 일간 신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남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김영주 교수는 지난달 17일 경북 영천 용화사 주지 지봉 스님이 공개한 조보(朝報)을 이렇게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조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인물, 역사 사건, 연도 등이 '왕조실록', '선조실록' 등 기록과 일치한다고 31일 밝혔다.


그는 이번에 발견된 조보의 각 면 중앙 판심제(版心題: 책의 제목이나 발행일을 표기하는 곳) 부분을 살펴보면 '朝報(조보)'라는 글자와 발행날짜가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조보의 크기는 가로 40㎝, 세로 29㎝로 소책자 형식이 아닌 타블로이드 판형이며, 한 면의 행수가 좌우 각 11행이며 한 행에는 21∼22자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조보 하루치 분량은 2장에 900여자로 보인다고 김 교수는 추정했다.

그는 완전한 형태의 한 면이 발견된 것은 아니어서 추정치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조보는 총 8면이다.

발행일은 정축년(丁丑年, 선조 10년) 11월 6일, 15일, 19일, 23일, 24일 등 발행일을 알 수 있는 문건 5쪽과 발행일을 알 수 없는 문건 3쪽 등이다.

김 교수는 "조보를 발견한 용화사 주지 지봉 스님이 과거 본인이 발표했던 조보 관련 논문을 읽고 먼저 연락을 해와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9년 부울경언론학회에 '조선조 민간인쇄 조보의 몇 가지 쟁점', 2008년 한국언론정보학회에 '조보에 대한 몇 가지 쟁점: 필사조보의 기원, 명칭, 폐간 시기, 기문 기사 성격과 민간인쇄 조보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작성하는 등 조보 연구를 계속 해왔다.

김 교수는 민간인쇄 조보로 추정되는 이 문건이 서지학계 및 언론학계의 공인을 받게 된다면 1577년(선조 10년) 11월에 발간된 세계최초의 민간 상업 활판인쇄 일간 신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세계 최초 일간 인쇄 신문으로 공인된 신문은 독일에서 1650년 발행된 '아이코멘데 차이퉁(Einkommende Zeitung)'이다. 최초의 주간 인쇄 신문은 1609년에 독일 볼펜 뷔펠, 스트라스부르 등에서 발행된 '아비스(Aviso)'나 렐라치온(Relation)이다.

조보가 세계 최초 일간지로 공인된다면 독일 신문보다 무려 73년이나 빠른 셈이다.

김 교수는 이번에 발견된 조보를 보면 이틀 연속 발행(선조 10년 11월 23, 24일)된 경우도 있어 주간지보다는 일간지가 맞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7일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언론정보학회에서 동아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범수 명예교수와 함께 연구한 '조선시대 민간인쇄조보의 발굴과 언론사적 의의'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ima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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