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서 항모 2척 훈련 예정…北 도발 억제 의지 과시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의 대형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한반도 해역에 파견됐던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31일 한반도를 떠났다.
해군은 "칼빈슨 항모강습단이 한미 연합훈련을 마치고 오늘 밤 한반도 해역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칼빈슨호의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칼빈슨호는 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의 기함으로, 지난달 29일 동해에 진입했다. 동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해군 3함대 소속인 칼빈슨호는 올해 1월부터 서태평양에서 작전 중이다.
제1항모강습단 소속 구축함인 웨인 E. 메이어함(DDG 108), 마이클 머피함(DDG 112), 스테덤함(DDG-63), 순양함인 레이크 챔플레인함(CG 57) 등도 한반도 해역에서 칼빈슨호와 함께 훈련했다.
미국 항공모함이 한 달 동안 한반도 해역에 머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칼빈슨 항모강습단은 한반도 해역에서 우리 해군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수상함, P-3 해상초계기, 링스 해상작전헬기 등과 미사일 경보훈련을 포함한 연합훈련도 했다.
지난 29일에는 괌 미군기지에서 출격한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칼빈슨 항모강습단과 훈련하기도 했다.
칼빈슨호는 한반도 해역에서 임무를 마치고 돌아갔지만,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호(CVN 76)를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파견했다.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미 해군 7함대 소속인 로널드 레이건호는 이달 중순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를 출항했다.
일본 NHK 방송은 로널드 레이건호가 한반도 주변 해역에 이미 진입했고 칼빈슨호와 합동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항공모함 2척이 한반도 주변에 동시에 전개돼 합동훈련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아직 한국작전구역(KTO)에는 들어오지 않았고 KTO 밖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도 연합훈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의 대형 도발을 억제하고자 칼빈슨호를 한반도 해역에 전개했지만, 북한은 칼빈슨호가 코앞에 있는 동안에도 중·저강도 도발을 이어갔다.
북한은 칼빈슨호가 한반도 해역에 들어온 당일 탄도미사일을 쏜 데 이어 이달 14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21일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 29일 스커드 개량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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