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ICBM 요격시험 성공 '못마땅한' 中, 핵반격 전력약화 우려

입력 2017-06-01 10:37   수정 2017-06-0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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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ICBM 요격시험 성공 '못마땅한' 中, 핵반격 전력약화 우려

中전문가 "北아닌 중국·러시아 겨냥…'스타워즈' 시작신호"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시험에 성공하자 중국은 자국의 핵전략에 큰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하며 관심을 보였다.

이번 요격시험이 북한이 차후 ICBM을 개발해 미 본토를 공격하는 상황을 가정했을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중국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의 핵반격 능력의 약화를 겨냥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 웨이둥쉬(魏東旭)는 "미국의 ICBM 요격 성공은 미국이 지상 기반의 미사일방어(GMD) 시스템의 최종 단계를 마무리했다는 의미"라며 "초보적으로 상대의 ICBM 공격을 봉쇄할 능력을 구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강력한 핵무기로 상대를 위협할 수 있게 됨과 동시에 '미사일 방패'로 상대의 핵전력을 약화시키게 됐다"며 "결국 러시아, 중국의 핵반격 능력을 약화시키고 미국의 군사패권적 지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게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전략적 우세를 추구하는데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겨냥해 더 효과적인 견제수단을 강구함으로써 또다른 전략균형을 맞추려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30일(현지시간) 미 본토에 대한 ICBM 공격을 가정한 요격시험을 실시해 태평양 상공에서 가상의 ICBM을 격추했다.

웨이둥쉬는 "이번 시험성공은 '스타워즈'의 시작을 알리는 호각 소리나 다름없다"며 "전세계적 범위에서 새로운 군비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고 이는 세계 평화안정에 결코 이롭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요격시험 성공을 계기로 미국 국방부가 더 촘촘하고 강력한 미사일방어망 구축을 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도 미국의 이번 미사일 요격시험에 우려를 표명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유관국이 미사일 방어 문제에 있어 신중한 행동을 함으로써 전 세계 안전과 지역 안정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의 양자과학 국방 수석과학자인 양청쥔(楊承軍)도 "이번 요격시험 성공은 다른 대국들이 보유하고 있던 '비장의 무기'에 대해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번 요격시험 성공으로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계가 전략결정, 지휘체계, 전술운용, 기술측면에서 빈틈이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두원룽(杜文龍) 역시 미국의 이번 미사일 요격기술이 미국 본토에 대한 강력한 보호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이 국외에 미사일방어망을 배치해놓고 있는데 대한 아쉬움을 해소하는 계기도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이 여전히 ICBM 요격시 '볼 수 없고, 막기 힘들다'는 양대 난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탄도미사일 조기경보가 정찰위성을 통해 목표물을 발견한 뒤 지상 레이더에 반향해 정확하게 위치를 추적하고 관련 정보를 요격무기에 전달해야 하는데 여러 층층의 정보 파악과 전달 과정이 겹쳐져 있어 100% 완벽하게 격추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또 GMD 체계 요격미사일은 폭발물 없이 운동에너지 충격에 의해 격추하는 방식인데 상대 미사일이 불규칙하게 비행할 수 있고 가짜 탄두나 다른 엄호가 있을 수 있어 미국의 정보탐지에 편차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ICBM의 비행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사전 예측이 어려운 전시 상황에서는 ICBM을 실제 요격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정거리 1만3천㎞의 ICBM의 비행속도는 마하 22에 달하기 때문에 조기경보, 추적, 요격 등에 걸리는 시간을 압축해야 하며 비행고도가 1천㎞ 가량으로 높다는 점도 요격이 그만큼 어려운 요인이라고 한 중국 전문가는 설명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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