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선언한다면 미국은 전 세계에서 니카라과와 시리아에 이어 파리기후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3번째 국가가 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채택된 파리기후협정에는 190여 개국이 참여했다.
사실상 지구 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국가가 참여한 셈이다.
심지어 북한같이 고립된 국가는 물론 이라크나 예멘처럼 분쟁이 지속 중인 국가도 협약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탈퇴 가능성이 현실화된다면 국제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줄 전망이다.
현재 파리기후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는 니카라과와 시리아 뿐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기후변화 자체를 믿지 않거나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은 아니다.
니카라과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의무를 명시한 이 선언문에 구속력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처음부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기후 온난화를 해결하려면 참가국이 약속한 목표를 이행하도록 강제할 필요성이 있는 데 선언문에는 이런 내용이 빠진 채 자발적으로 목표를 정해 추진토록 했다는 것이다.
당시 파리를 방문한 니카라과 대표단의 파울 오키스트 수석 대표는 "자발적 책임은 결국 실패로 가는 길"이라며 "지구 온도를 3~4℃ 높여 죽음과 파멸을 가져오는 일에 공범이 되고 싶지 않다"며 참여를 거부했다.
오키스트 수석 대표는 특히 선진국은 기후 변화를 초래한 책임이 더 크다는 점에서 비용 부담도 더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후 변화는 거짓"이라며 파리기후협정에 부정적인 트럼프 대통령과는 상당히 다른 관점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시리아는 이 협정이 체결될 당시 서방국가의 제재 대상을 받는 고립된 상태여서 참여하지 못했다.
이 시기에는 특히 7년째 계속된 시리아 내전이 극에 달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기후 변화에 신경 쓸 여력도 없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이 두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적어 미국의 탈퇴와 견줄 것은 아니라고 WP는 지적했다.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기도 하다.
따라서 미국이 탈퇴하면 파리기후협정의 실효성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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