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중학생들이 횡단보도에서 넘어져 거동하지 못하던 할머니를 인근 병원에서 휠체어를 빌려 후송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일 전주 우림중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최수빈·배윤서·박민지(13)양은 지난 4월 21일 오후 5시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사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급하게 건너다 도로 턱에 걸려 넘어진 70대 후반의 할머니를 발견했다.
깜짝 놀란 학생들은 곧바로 달려가 할머니의 상태를 살폈다.
구급차를 불러야 하는지를 묻자 할머니는 "괜찮다"고는 했으나 통증 때문에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이에 학생들은 인근 정형외과 병원으로 달려가 구급차가 있느냐고 물었으나 대기 중인 구급차가 없다는 답을 듣자 휠체어를 빌려와 할머니를 직접 병원으로 옮겼다.
학생들은 할머니 가족들이 병원으로 올 때까지 기다렸다.
이런 선행은 퇴원한 할머니가 지난달 말 학교를 찾으면서 알려졌다.
할머니는 "그때 도움을 준 학생들이 정말 고마워 학교를 방문했다. 학생들과 식사라도 하고 싶은데 시간이 맞지 않아 어렵다"면서 3만원씩이 든 봉투 3개를 학교에 전달했다.
이 학교 김영관 교사는 "아이들이 선행을 전혀 말하지 않아 할머니께서 학교에 오시기 전까지 몰랐다"며 "요즘 아이들이 어른을 위할 줄 모르고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참으로 기특하고 자랑스럽다"고 흐뭇해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부모님을 학교로 모셔 봉투를 전달하고 학생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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