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풍 '차바' 피해복구 마무리…예방 대책은 허술

입력 2017-06-02 07:31  

울산 태풍 '차바' 피해복구 마무리…예방 대책은 허술

침수 피해지역 항구적 예방책 미비해 올여름 큰비 오면 또 속수무책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지난해 10월 울산을 덮쳤던 태풍 '차바'의 피해 복구가 이달 말 거의 완료된다.

그러나 태풍 전과 비교해 배수장, 우수 저류조 등 홍수 방지시설이 확충되지 않아 올해 여름 큰비가 오면 또다시 수해 가능성이 크다.

2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일 급습한 차바로 울산에 반나절 사이 300㎜가 넘는 비가 내리면서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또 2천150억원(민간시설 291억, 공공시설 1천859억)의 재산손실, 이재민 2천800명 발생, 승용차 1천600여 대 침수, 주택과 하천 등 2천여 개 민간·공공시설이 파손하는 등 사상 최악의 피해가 났다.


울산시와 5개 구·군은 피해 이후 그동안 1천272억원을 투입해 지난달 말까지 80%의 공공시설물을 복구했다. 이달 말까지 복구율을 99%로 높여 본격적인 우수기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특히 홍수 초기 대응을 위해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스마트 재난관리체계를 9월까지 구축한다. 태화강 등 모든 하천의 홍수 상황을 골든타임 내에 전파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제적 상황관리를 위해 피해 예상 주민, 이장과 통장, 아파트 관리소장, 자율방재단 등의 비상연락체계를 정비하고 재해 예·경보시설, 배수펌프장, 우수저류시설 등 방재시설에 대한 안전점검도 마쳤다.

하지만 침수 피해가 가장 컸던 울주군 언양읍 반천현대아파트와 중구 태화·우정시장 등 두 지역에 대한 재해예방 대책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중구가 추진 중인 태화·우정시장에 대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용역은 오는 7월 착수해 내년 4월에야 완료된다.

울주군의 반천현대아파트 일원 수해영향분석 용역은 지난 3월 시작해 오는 11월에야 결과가 나온다.

태화·우정시장은 LH가 시공·시행한 울산혁신도시와 태화강 사이에 있는 사발 모양의 저지대로 태풍 차바 때 500여 개 상가가 물에 완전히 잠기는 피해가 났다.


수해 방지를 위한 배수펌프장 설치와 우수관거 개선, 시장 상부의 혁신도시 우수저류조 확충 등 근본적인 대책이 용역이 끝나야 본격 추진되는 것이다.

태화강변에 있는 울주군 언양읍 반천현대아파트는 태풍 차바 때 강물이 범람하면서 아파트에 주차된 승용차 600여 대가 침수됐다.

용역은 아파트 상류 2㎞ 지점의 한국수자원 공사가 관리하는 대암댐이 강둑 범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등을 연구하고 예방 대책을 세운다.

울산시가 용역과는 별도로 아파트 주변 강둑을 현재보다 1m 더 높이는 등 긴급 보강공사를 마무리했으나, 항구 대책은 용역 결과가 나온 뒤 내년 초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응급 복구는 이달 말 거의 완료했고, 중구와 울주군에서 추진하는 수해지역 용역은 예산 확보 등 행정 처리에 다소 시일이 걸린다"라며 "최대한 빨리 항구적인 예방 대책을 세워 태풍으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lee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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