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레지스탕스' 기념일 저녁에 샤를 드골(1890∼1970) 전 대통령의 묘역을 훼손한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1일 프랑스24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오트마른 지방의 소도시 콜롱비 레 드 제글리즈에 위치한 드골의 묘역에 침입해 묘 기단의 십자가를 발로 차 쓰러뜨리고 묘에 침을 뱉은 뒤 달아난 30대 남성을 지난달 30일 체포했다.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인근 마을에서 붙잡힌 남자는 "너무 술을 많이 마셔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으며 잘못을 뉘우친다고 진술했다.
이 남자는 당일 가족 식사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 만취한 상태였으며, 검찰은 용의자의 범행에 정치적 목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는 법정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최장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 남자는 지난달 27일 저녁 드골의 묘역에 들어가 묘 기단에 세워진 1.5m 높이의 대리석 십자가를 두 차례 발로 차 쓰러뜨리고 침을 뱉는 모습이 CCTV에 포착돼 경찰의 추격을 받아왔다.
드골의 묘역은 매년 1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24시간 감시카메라가 작동하고 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날은 프랑스 레지스탕스(Resistance) 기념일이라 더 여론이 들끓었다.
드골은 2차대전에 참전해 나치 독일을 상대로 싸우다가 프랑스가 항복하자 런던으로 건너가 자유프랑스민족회의를 조직, 임시정부 수반을 지내며 대독항전(레지스탕스)을 이끌었다.
해방 후엔 총리로 재직하며 개헌을 주도, 1958년 제5공화국을 선포하고 초대 대통령을 지냈다. 드골은 전후 프랑스의 재건과 부흥을 이끈 정치가로 여전히 프랑스에선 '국민 영웅' 대우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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