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사드 한국 배치 등 美 MD 확장 좌시하지 않을 것"

입력 2017-06-01 23:48  

푸틴 "사드 한국 배치 등 美 MD 확장 좌시하지 않을 것"

페테르부르크 경제포럼서 경고…"美, 北 핵위협없어도 MD 구축 계속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를 비롯한 미국 미사일방어(MD)망의 전 세계적 확장을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며 합당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경고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한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세계 주요 언론사 대표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푸틴은 "당초 유럽 지역 MD망 구축의 이유로 이란의 핵미사일 위협을 들었던 미국은 이란과 서방이 핵프로그램 중단 협정을 체결해 위협이 없어진 지금도 MD 구축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미국 MD 시스템 확장을 무기력하게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며 이는 한국에 배치되는 미국 MD 시스템(사드)에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MD가 알래스카와 한국에도 구축되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구실로 들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북한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일 내일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선언하더라도 미국의 MD 시스템 구축 계획은 다른 구실 하에서나 아니면 아예 아무런 구실 없이도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은 러시아 국경 인근인 한반도로 미국 항모가 여러 차례 배치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항모는 왔다가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MD 구축은 우리의 큰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우리는 이미 10년 동안 이것이 국제 전략 균형 훼손임을 얘기해 왔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일본과의 영토 분쟁 대상이 되고 있는 극동 '쿠릴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을 비무장지대화할 가능성을 묻는 일본 언론 질문에 "쿠릴 비무장지대화는 가능하겠지만 이것으로만은 불충분하며 전 지역(동북아 지역)의 긴장 완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푸틴은 러시아가 극동과 쿠릴열도 등에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과 관련 러시아가 먼저 시작한 일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 지역에서) 나토 기지들이 우리 서부 국경으로 근접해 오고 부대들이 증강 배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무기력하게 쳐다만 보고 있어야 하나"고 반문하면서 "우리는 합당하게 대응해야 하며 똑같은 일이 동쪽(극동 지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또 현재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쿠릴4개섬이 일본으로 넘어가면 이곳에 미군이 배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러시아는 이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뜻은 없다고 덧붙였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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