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유엔안보리 '쌍끌이' 대북제재로 北압박 강화(종합)

입력 2017-06-02 05:19   수정 2017-06-02 11:01

美정부·유엔안보리 '쌍끌이' 대북제재로 北압박 강화(종합)

트럼프 행정부, 대화 여지 열어주되 '우선은 제재·압박'

안보리 추가제재도 가시권…中 입장 변화가 변수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이준서 특파원 = 핵·미사일 실험을 거듭하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그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대북 결의와 개별 회원국 정부가 단행하는 독자제재의 '투트랙'으로 진행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일(현지시간) 내놓은 대북 제재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안보리 추가제재가 논의 중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국 자체적인 제재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북한 이슈에 미온적인 중국을 압박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총의를 반영한 안보리 제재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 대화 여지 열어두되…트럼프 '초강도 제재' = 트럼프 행정부가 무더기 대북 제재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북한의 끊임없는 핵·미사일 도발에 단호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북한이 비핵화 이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최근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협상론에 힘을 실어준 기류를 감안하면 일견 예상밖 카드로도 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종적으로 대화로 해결한다는 내용의 '4대 대북정책 기조'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미 당국자들의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추진하지 않고 대북 선제타격론에 거리를 두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지난달 28일 북한과의 전쟁은 '재앙'이 될 것이라며 대북 군사옵션을 사실상 배제한 게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는 대북 협상론이 명분을 얻기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최종적으로 협상을 통한 평화로운 해법을 추구하겠다는 미국으로서도 일단은 제재와 압박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트럼프 정부가 대북 제재와 더불어 대화의 문도 열어둔다는 의미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내놓았지만,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우선으로 압박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안보리 추가제재 논의…中 기류 바뀌나 = 미국 독자제재는 국제사회 총의를 모아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제재를 끌어내겠다는 포석으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주간 대북 제재 강화방안을 꾸준히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지난 4월말 유엔 안보리의 선제 행동을 촉구한 이후로 미·중 물밑 논의가 이어졌지만, 중국의 입장이 여전히 변수다.

중국이 대북 대화론에 무게를 두면서 쉽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분위기다. 류제이(劉結一) 유엔주재 중국 대사가 최근 기자들에게 "대화를 통해서만 북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중국 내 기류를 반영한다.

그렇지만 일주일이 멀다하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반복되면서 중국으로서도 대화론을 고수하기는 어려워졌다는 게 유엔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유엔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계속 대북 추가제재를 '푸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미국 등 서방진영의 추가제재론이 명분을 얻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유엔 안보리가 이르면 2일 중 북한 내 제재자 명단을 추가하는 결의안 초안을 놓고 표결을 진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北 블랙리스트·제재 품목 추가 가능성 = 추가제재의 초점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으로 흘러들어 가는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하겠다는 데 있다.

현재로써는 더 많은 북한의 개인과 기업체를 블랙리스트(제재 명단)에 올리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의 제재 명단에 오르게 되면 국제적으로 자산 동결 및 여행 금지 조치를 받게 된다.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초강력 추가 독자제재에 나서 북한의 개인 4명과 단체 10곳에 대한 제재를 전격으로 발표한 것도 일종의 가이드라인 성격으로 읽힌다.

아울러 기존 대북 제재를 촘촘하게 강화하거나 제재 품목을 추가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

다른 유엔 관계자는 "우선은 기존 제재의 강도를 더욱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전했다.

비군사적 제재로는 역대 최강으로 평가되는 2270호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라 지난해 3월 채택됐다.

유엔 회원국에 북한을 드나드는 모든 화물의 검색을 의무화하고, 금지품목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불허하며, 주요 외화수입원인 북한의 광물수출을 금지하는 조처를 내렸다.

그런데도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안보리는 9개월 만인 12월에 몇가지 실무적 허점을 보완해 2321호 결의를 새롭게 채택했다.

대북 '석탄수출상한제'를 도입해 2015년 석탄수출 총량·금액의 38%에 해당하는 4억90만 달러, 또는 750만t 가운데 금액이 낮은 쪽으로 수출량을 통제하고, 은·구리·니켈·아연 등 4가지를 대북 수출금지 품목으로 추가했다.

이번에 논의되는 추가 대북 제재도 이러한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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