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박열, 불온한 조선인 혁명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반려동물을 잃은 반려인을 위한 안내서 = 켄 돌란-델 베치오·낸시 색스턴-로페즈 지음.
오랜 시간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날 때 상실감과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펫로스(pet loss) 증후군'으로 불리는 증상을 겪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저자들은 미국에서 오랫동안 펫로스 상담을 해온 임상사회복지사들로,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위안과 조언을 건넨다.
책은 상심에 따른 고통이 정상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은 물론, 반려동물과 모든 살아있는 생명이 결국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죽음을 삶의 정상적이고 필연적인 특성으로 인식할수록 삶의 마지막을 잘 대비할 수 있고 사랑하는 이의 죽음 이후 스스로를 잘 치유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잃은 아이들을 위해서는 슬픔을 솔직하게 공유하고 사실대로 알려주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아시아. 이지애 옮김. 200쪽. 1만2천원.
▲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 = 세상에는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많다. 철저한 계획에 따라 이뤄지는 일도 있지만 '우연히' 일어나는 일들이 더 많다.
독일의 물리학자 출신 과학전문강연가 빈스 에버트가 인과율로는 설명되지 않는 세상사를 탐구한다.
남성염색체와 여성염색체가 결합해 한 인간이 태어나는 데는 70조 가지 정도의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오늘 저녁에라도 지하철에서 평소에 꿈꾸던 이상형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우연은 개인적인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에도 우연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콜럼버스는 인도를 찾으려다 우연히 신대륙을 발견했고 포스트잇, 페니실린, 비아그라도 원래 목적과는 다르게 우연히 다른 용도를 찾은 사례다.
책은 이처럼 다양한 우연의 흔적들을 보여주며 불확실하고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로 논의의 폭을 확장한다.
지식너머. 장윤경 옮김. 344쪽. 1만5천원.
▲ 박열, 불온한 조선인 혁명가 = 독립운동가 박열(1902∼1974)의 파란만장한 삶과 사랑을 작가 안재성씨가 재구성했다.
박열은 18세의 나이로 일본으로 건너간 뒤 '흑도회'와 '흑우회' 등 항일사상단체를 이끌었다. 그러다 1923년 일왕과 왕세자의 폭살을 계획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22년 2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1949년 영구 귀국했지만 한국전쟁 때 납북됐고 북한에서 사망했다.
그의 일본인 부인 가네코 후미코도 천황제에 맞서다 23세 때 옥중에서 자살한 아나키스트로 유명하다.
박열의 삶을 그린 영화 '박열'(이준익 감독)도 이달말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인문서원. 296쪽. 1만8천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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