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번영' 번역·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번영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번영을 물질적 개념으로만 생각하지만, 종교는 물질적 풍요를 넘어서는 초월적 삶을 번영의 조건으로 제시한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신학자 미로슬라브 볼프가 쓴 '인간의 번영'(IVP)은 번영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책이다.
미국 예일대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신학적 통찰을 통해 폭력과 화해, 일상과 영성, 다종교 사회 등의 문제에 탁월한 식견을 보여 왔다.
저자는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는 성서 말씀에 근거해 종교의 참된 역할을 탐구한다.
또 저자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인간에게 종교가 꼭 필요하다고 단언한다. 종교는 인간의 일상적 삶을 긍정하면서도 초월적 삶을 강조하며, 인간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살도록 이끈다는 것이다. 고귀한 '말씀'에 따른 삶이야말로 인간 번영의 열쇠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비록 오늘날 종교가 정치적 편들기를 부추기고, 자기 공동체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혈안이 돼 있지만, 종교에는 인간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충분한 내적 자원이 깃들어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아울러 저자는 '말씀'에 따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부단한 신앙의 개혁과 갱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교만하게 자기를 내세우며 다른 사람을 통제하고 복속시키는 신앙은 확고한 겸손과 창의적 자비와 정의로운 평화의 샘이 아니라 재물을 놓고 벌이는 분쟁의 근원이 될 수 있다"며 "모든 세계종교가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개혁하고 갱신하여 각자 최고의 모습으로 계속해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한다.
'인간의 번영' 번역·출간을 기념해 특별 좌담회도 열린다.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마포구 100주년기념교회 교육관에서 열리는 좌담회에는 고재길 장신대 교수가 '인간의 번영을 통해 본 한국 사회와 종교'를 주제로 발제한다. 또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와 '인간의 번영'을 번역한 양혜원 박사가 토론자로 참석한다.
340쪽. 1만7천원.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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