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의혹 가케학원 수의학부 허가 스케줄 문서 새로 공개
"내각 관료가 아베 고문 면회…총리에 목소리 못내는 분위기"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신의 친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학재단 가케(加計)학원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까도까도 끝이 없는 양파 껍질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며 아베 정권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도쿄신문은 2일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성의 사무차관에게서 입수한 새로운 의혹 문건을 공개했다.
마에카와 전 차관은 문제의 가케학원의 인가에 대해 내각부가 문부과학성에 압박을 가했다는 내용의 문서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문서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폭로한 인물이다.
그는 도쿄신문에 내각부의 요청으로 문부과학성이 작성한 것이라며 '향후 스케줄(이미지)'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2018년 4월 수의학과 신설이라는 목표를 정해 놓고 여기에 따른 인허가 일정을 제시한 것이다.
문건에는 일정을 단축시키는 방법과 어떤 변수가 있으면 일정이 길어질지 등에 대한 설명도 상세히 적혀 있다.
가케학원을 둘러싸고는 이 재단의 오카야마 이과대가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은 과정에서 아베 총리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52년간 수의학과 신설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국가전략특구 제도를 이용해 이 재단에 대해서만 이례적으로 수의학부 신설이 허용됐는데, 여기에 가케학원의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 이사장과 식사, 골프 등을 함께 하는 사이인 아베 총리가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내각부가 문부성에 '총리의 의향', '관저 최고 레벨의 이야기'라며 수의학부 신설을 허용할 것을 압박했다는 문서가 공개됐고, 아베 총리 자신이 해당 사학재단에 임원을 맡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 부장관이 정치에서 떠나있던 과거 가케학원이 운영하는 지바(千葉)과학대에서 교수를 맡으며 보수를 받았고 지금도 무급의 명예교수 직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또 총리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기소 이사오(木曾功) 내각관방 참여(고문)가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1일 내각부에서 국가전략특구를 담당하는 관료인 후지와라 유타카(藤原豊) 심의관이 작년 가을 기소 내각관방 참여의 사무실을 찾아갔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지기도 했다.
아베 정권은 가케학원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신빙성이 없는 주장·문건이라며 부인하는 한편 마에카와 전 차관에 대한 야권의 국회 소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마에카와 전 차관은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대에는 정권이 전진할 수 있도록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지만, 지금은 관료도, 여당의 정치권도 관저(총리실)에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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