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왔나'…인천시 115년 건물 부숴도, 싱크홀에도 '태평'

입력 2017-06-02 11:11  

'레임덕 왔나'…인천시 115년 건물 부숴도, 싱크홀에도 '태평'

유정복 인천시장, 공직 기강 해이 강도 높게 질타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시가 최근 주요 현안에 뒷북대응으로 일관해 질타를 받고 있다.

인천시는 중구가 주차장 조성을 이유로 115년 역사의 근대건축물을 철거하는데도 이를 몰랐다가 뒤늦게 공사 중지를 요구해 뒷북행정이라는 비난을 샀다.

중구는 지난달 30일 송월동 일대 근대건축물 6개를 철거했는데 이 중 3개는 1902년 건립돼 세제·비누 제조기업인 '애경'의 모기업이 비누공장으로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이들 건물이 등록문화재 추진 대상 목록에 포함되지 않아 철거 진행 상황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인천시 간부들이 뒤늦게 철거 진행 사실을 파악하고 30일 현장을 방문해 공사 중지 조처를 했지만, 건물 대부분이 이미 철거돼 복원이 어려운 실정이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이들 건물에 대한 조사를 인천시에 의뢰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중구와 인천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와 관련, 1일 월례조회에서 "그 건물 가치는 재산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라며 "담당 부서는 문제가 될 것 같은 사안들을 감각을 갖고 대응을 해야 하는데 담당 국장 과장으로부터도 구두 보고가 없었다"고 질타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6시께 인천지하철 박촌역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싱크홀(땅 꺼짐) 사건도 유 시장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

싱크홀은 당시 4차로 도로 중 2차로에서 가로 1m, 세로 2m 크기로 발생해 일부 차로에서 차량 통행이 통제되는 등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었는데도 약 3시간 넘게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

유 시장은 이에 대해 "국장이 안 되면 과장이, 그것도 안 되면 직원이 보고해도 됐을 사안"이라며 "시장이 불편할까 봐, 힘들어할까 봐 생각하는 것은 진정한 보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 시장의 이런 질타는 민선 6기 임기를 불과 1년 남긴 상황에서 공직 기강을 다잡고 시정목표 실현을 향한 지속적인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천시 안팎에서는 유정복 시장이 '친박(친박근혜)' 핵심 정치인인 점을 고려할 때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중앙정부와의 협력 강도가 약해져 지역 현안 해결도 더뎌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유 시장은 이를 의식한 듯 월례조회에서 "5월에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어느 당이 여당이든 우리가 일하는 것과는 본질에서 관계가 없다"며 "우리는 시민을 위하고 인천시 발전을 위해 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iny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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