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교부세 지원 건의하겠다"…민심이탈 위기감에 잰걸음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2일 호남을 찾아 농심(農心) 보듬기에 나섰다.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전남의 저수지와 농지를 둘러보고 지자체장들과 만나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다.
박 위원장이 취임 일주일 만에 비대위원들을 이끌고 전남으로 달려간 것은 지난해 추수기 쌀값 폭락, 올봄 가뭄과 우박 등 팍팍한 민생을 돌본다는 의미와 함께 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이 흔들린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호남의 28개 지역구 중 23석을 석권했지만 5·9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참패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5월 30일~6월 1일 전국 성인 1천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호남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14%로 민주당(66%)에 크게 뒤졌다.
대선 직후인 지난달 16∼18일 한국갤럽 조사 때(국민의당 5%, 민주당 71%)보다는 올랐지만, 여전히 초라한 수치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이 당장 민생을 챙기는 모습으로 어떻게든 더 이상의 민심 이반을 막아야 한다는 게 박 위원장의 판단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전남 진도군 둔전저수지를 둘러본 뒤 무안군 금산간척지를 찾아 "뙤약볕에서 고생하시는데 쌀우선지급금 환수 문제로 농민의 마음을 상하게 해 죄송하다. 정부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과 현행법상 부득이하다고 설명하는데,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추가경정예산에 가뭄 대책 예산도 편성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적극 협의하고, 선제적인 가뭄 대책을 위해 재난안전특별교부세 지원을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위원장은 또 "농업재해대책법상 벼 재해보험에 6월 9일까지 가입할 수 있다. 농가들이 서둘러 가입해 가뭄에 따른 농가소득 피해를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전남 신안군을 둘러보며 농민들로부터 피해 상황을 접수하고, 전남도청에서 관련 브리핑을 들었다.
브리핑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퇴임으로 전남지사 권한대행을 맡게 된 김갑섭 전남도 행정부지사가 참석했다.
국민의당에서는 김중로·전진영 비대위원과 김성식(서울 관악갑)·박준영(전남 영암·무안·신안)·송기석(광주 서구)·윤영일(전남 해남·완도·진도)·손금주(전남 나주·화순)·정인화(전남 광양·곡성·구례) 의원 등이 동행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충청도, 경상도 권역의 지역위원회에도 가뭄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 농민들의 타들어 가는 마음을 해갈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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