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제주포럼 해녀문화 세션 참가자 한목소리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포럼 참가자들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해녀문화를 보전·보호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널리 알려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제12회 제주포럼 마지막 날인 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주 해녀문화 세계화와 지속 가능성'이란 주제로 열린 글로벌 제주 분야 '애기바당에서 할망바당까지' 세션에서 토론자들은 제주해녀의 공동체 정신과 문화적 가치를 토론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응우옌 티히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평가기구 위원은 "제주 해녀에 대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한국 여성으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이라며 "한국의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성 평등, 독립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산소통 없이 기본적인 잠수 장비만을 갖고 바다에 들어가는 제주 해녀는 바다의 어머니라 불리며 힘과 능력, 체력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강인한 제주 여성의 이미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응우옌 티히엔 위원은 "(해녀는) 가족의 생업과 식량, 교육을 책임지면서 동시에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환경과 인간의 조화로움·잠수 기술 등 다양한 해녀 문화를 후대에 전수한다"며 "매우 다양한 요소가 집결된 독특한 하나의 제주 문화이다.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야 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마땅히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녀들의 삶을 담은 영화 '물숨'의 고희영 감독은 자연과 공존하는 해녀 문화에 역설했다.
고 감독은 필요 이상으로 해산물을 캘 경우 생길 수 있는 바다자원 고갈을 염려해 해녀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생겨난 금채기와 같은 '약속'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첨단 장비가 많은 이 시대에 왜 아무런 장비 없이 바닷속으로 들어가는가'라는 해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속에 이전에는 전혀 보지 못했던 진정한 삶의 가치가 들어있다"며 "해녀는 '바다가 살아야 우리도 살 수 있다'는 깨달음을 몸소 실천하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라고 말했다.
고 감독은 "자연을 정복·수탈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마음으로 잉태하고 씨를 뿌리고, 바다를 바다밭으로 여기면서 함께 살아온 아름다운 약속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이 아름다운 약속을 젊은 해녀들이 이어나가 주길 당부했다.
해녀문화 세션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보호협약 퍼실리테이터(협력자)인 박상미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장의 사회로 응우옌 티히엔 위원과 고 감독 외에 브렌다 백선우 사진작가, 조이 로지타노 다큐멘터리 감독, 이선화 제주도의회 의원, 강애심 제주도해녀협회 초대회장, 채지애 해녀가 발표자로 참여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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