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유럽으로…배터리업체, 잇따라 유럽공장 설립

입력 2017-06-03 09:30  

너도 나도 유럽으로…배터리업체, 잇따라 유럽공장 설립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앞다퉈 유럽에 생산설비를 짓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이 지역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내년 말까지 약 4천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5배 이상 크기로 조성한다.




LG화학은 이르면 올해 말부터 당장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일부 생산설비라도 구축이 완료되는 대로 연말부터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다만 시기나 생산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배터리 셀부터 모듈, 팩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일관생산체제로 조성된다. 규모 면에서도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 10만대 이상에 공급할 물량을 생산하게 된다.

LG화학은 볼보, 다임러, 르노, 아우디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자, 전극부터 팩까지 일관생산하는 첫 공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간담회에서 올해 중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고객 중 하나인 다임러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2월 다임러 그룹과 올해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모델에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현재 헝가리, 체코 등을 공장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연내에 착공해 내년 중 가동할 예정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25GWh에서 2020년 110GWh로, 다시 2025년에는 최소 350GWh에서 1천GWh로 초고속 성장을 할 것"이라며 "여태까지가 연습게임이었다면 이제부터 본게임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가장 진도가 앞서 있는 것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달 30일 헝가리 괴드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고객사들의 배터리 품질 테스트 등에 시간이 필요해 본격적인 양산은 내년 2분기에 시작한다.




연간 전기차 5만대 분의 배터리 셀을 생산해 BMW, 폴크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에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앞다퉈 유럽으로 나가는 것은 이 시장이 가장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환경 당국이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점차 강화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로는 이 규제를 충족하는 데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전환이 속도를 내는 중이다.

여기에 또 다른 큰 시장인 중국 시장의 경우 최근 당국의 자국산업 보호 조치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기업 활동이 사실상 가로막힌 점도 유럽에 좀 더 집중하게 하는 요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체 자동차 시장 중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비중은 여전히 2%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될 여지는 아주 크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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