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명순·이희호 만나 큰절하고 반기문 만나 90도 인사
오늘 하루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원로급 6명 잇따라 면담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취임 사흘째인 2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원로급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청사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했다. 당초 반 전 총장 면담은 이날 일정에 없었지만 오후에 추가됐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총장님 같은 분이 외교 경험이나 지혜와 경륜을 널리 알려주고 가르쳐 주면 좋겠다"며 "총장님 만한 경험을 가진 분은 별로 안 계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은 "조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특파원·국회의원·도지사를 하면서 많은 경험이 있으신 만큼 훌륭한 일을 하실 것으로 생각된다"고 화답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면담과 관련해 "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이 어렵고,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들어선 상황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양 측은 또 유엔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속가능 개발목표가 원활히 이행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개발원조(ODA) 추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이 총리는 특히 반 전 총장이 도착하기 전 직접 서울청사 9층 접견실 앞 엘리베이터까지 나가 반 전 총장을 맞이했고, 면담이 끝난 뒤에도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가 '90도 인사'를 하며 반 전 총장을 배웅했다.
앞서 이 총리는 서울 삼성동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예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축하한다. 크게 될 줄 알았다"고 덕담을 건넸고, 이 총리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 시절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오전에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를 만났다.
이 총리는 손 여사에게 큰절을 한 뒤 "김 전 대통령은 잔정이 많은 분이셨다. 손 여사께서 기자들에게 손수 시래깃국을 끓여 주셨던 기억이 난다"면서 기자 시절 김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나서도 큰절을 한 뒤 "인생의 고비마다 김 전 대통령이 함께 계셨다"고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회상했다.
이에 대해 이 여사는 "전남지사 시절 영·호남 상생·협력에 많은 애를 썼는데 총리직에 있을 때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또 국회에서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만나 국정운영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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