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환경의 날 맞춰 '기록으로 보는 환경' 기록물 제공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1980년대만 해도 남산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면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미세먼지에 휩싸인 '잿빛 도시'가 보인다.
농촌 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하천이 도시 어귀 곳곳에서 흐르고 있기도 했다.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은 환경의 날(6월 5일)을 맞아 이달의 기록 주제를 '기록으로 보는 환경'으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5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에 제공되는 기록물은 동영상 7건, 사진 24건, 문서 7건, 우표 2건, 포스터 2건으로 1960∼2000년대 사이에 달라진 우리나라의 환경과, 그와 관련된 주요 사건 등을 담고 있다.
50여 년간 진행된 경제발전과 도시화로 풍요로워진 생활의 이면에, 어느새 우리 삶을 위협하게 된 환경 문제를 기록을 통해 생생히 느낄 수 있다.
1989년 남산에서 찍은 서울 시내 전경은 맑은 하늘 아래 먼 곳의 건물들까지 또렷하게 보이지만, 불과 5년 뒤인 1994년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은 뿌연 매연 탓에 답답함을 자아낸다.
1965년 청계천의 복개 전후 사진, 1977년 부산 대연동의 하천 복개공사 전후 사진 등은 도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던 하천이 도시개발 과정에서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건 당시의 사진은 인간의 부주의가 빚어낸 환경 파괴의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1977년 제정된 환경보전법 공포 문서, 1992년 오존층 보호를 위한 비엔나 협약과 1993년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 가입 문서 등은 산업화의 과정에서 환경 보호의 필요성이 사회의 의제로 떠올랐음을 알게 한다.
그러나 유신체제 하에서 펼쳐진 자연보호 궐기대회, 캠페인 등 행사 사진은 환경보호 활동 역시 국가 주도로 이뤄졌다는 한계를 반성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밖에 자연보호헌장 선포식, 태양광발전, 생활쓰레기 분리·재활용과 관련된 동영상도 공개된다.
이상진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장은 "주변의 환경문제와 환경보호 활동을 담은 기록물을 살펴봄으로써 환경의 중요성을 한번 더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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