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배드 딜보다 노 딜"…노동당 "노 딜은 최악"
SNP, 제2 독립 주민투표 목표 시기 미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오는 8일 영국 총선을 앞두고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증세와 복지 등에 관한 전통적인 진보·보수 공약 이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과 관련해 다른 입장을 약속했다.
브렉시트 협상 합의안은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EU 통합 강화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친다.
◇ 하드 브렉시트 vs 소프트 브렉시트
메이 총리는 EU를 떠나면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이탈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천명했다.
그는 지난 1일 유세에서 "EU 통제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일자리와 기회를 다시 가져오는 위대한 글로벌 교역 국가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브렉시트 약속을 이행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노동당은 공약에서 "브렉시트 결정은 존중한다"면서도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의 혜택을 유지하는 데 강력한 중점을 두는 것을 우선순위로 삼는다"고 명시했다.
또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미 있는 표결을 한다고 공약했다.
코빈 대표는 지난 1일 유세에서 "일자리와 삶의 수준을 지키기 위해 EU 단일시장 무관세 접근을 계속 요구할 것이다. 이를 확보하는 것이 우리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은 EU 밖에서 분명히 번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에 EU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배드 딜보다 노 딜" vs "노 딜은 최악"
메이 총리는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상황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쁜 합의(bad deal)보다 아예 합의하지 않는 게(no deal) 낫다"고 수차례 밝혔다.
브렉시트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반면 코빈은 "노 딜은 사실상 배드 딜이다. 최악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모든 산업에서 '노 딜'은 경제적 재앙으로 드러날 것이다. 메이의 접근은 영국 전역에 걸쳐 일자리가 무너지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노 딜을 거부했다.
그는 보수당이 합의 없이 EU를 떠나면 영국을 "저임금, 역외 조세회피처"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 "2022년까지 이민 10만명으로 감축" vs "목표치 제시 안해"
메이는 오는 2022년까지 EU 시민·비(非) EU 시민 순이민자(이민유입-이민유출)를 10만명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EU에서 탈퇴해 국경 통제를 가져오면 강력한 이민 억제 정책을 펼칠 것을 시사했다.
이에 비해 코빈 대표는 브렉시트가 EU 4대 기본원칙인 '사람 이동의 자유'의 끝을 뜻한다는 점을 받아들인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이민정책은 경제와 지역사회들에 최선인 것에 기반을 둘 것"이라고 말해 EU 이민 억제에 유화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순이민자 감축 목표치도 제시하지 않았다.
◇ SNP, 제2의 주민투표 실시 시기 미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이끄는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스코틀랜드의 EU 단일시장 유지를 위해 제2의 독립 주민투표 실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SNP는 "브렉시트 절차의 끝에서" 제2의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전의 '2019년 가을과 2020년 봄 사이'보다 미뤄진 셈이다.
메이 총리는 2019년 3월 영국이 EU에서 공식 탈퇴한 이후에도 법체계의 '절벽'을 피하려고 분야별로 일정 기간 현행 EU 법체계를 유지하는 과도 기간을 두는 이행협정을 추구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절차의 끝"은 이행협정이 끝나는 시기로 받아들여진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