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트럼프 비난해선 안 돼"(종합)

입력 2017-06-03 00:52  

푸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트럼프 비난해선 안 돼"(종합)

러 국제경제포럼서 적극 두둔…"트럼프-러 밀거래설은 히스테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 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질의에 답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것을 비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비준했던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세계 2위 탄소 배출국인 미국의 탈퇴 선언으로 파리협정은 사실상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푸틴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과 관련 "오늘 모스크바에선 눈이 왔고, 여기(상트페테르부르크)는 비가 오고 싸늘하다"며 이상 기온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모든 것을 트럼프 대통령과 미 제국주의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농담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푸틴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할 생각이 없다"면서 협정 가입을 결정한 오바마 대통령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그 결정을 숙고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좀 더 주의 깊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두둔했다.

미국이 협정에서 약속한 대로 온실가스 방출을 2025년까지 26~28%까지 줄이려면 상당한 수준의 생산 현대화를 추진해야 하며, 기업은 수억 아니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면서, 또 미국은 현 생산 시스템에서 밀려날 근로자들을 어떻게 할지, 그들을 어떻게 고용할지 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트럼프 입장에서의 해명도 보탰다.

푸틴은 포럼 총회 진행을 맡아 관련 질문을 한 미 TV방송 여성 앵커 메긴 켈리를 향해 트럼프의 탈퇴 선언에도 아직 합의에 도달할 시간은 있다면서 "Don't worry, be happy"(걱정 말고 행복해 지라)라고 영어로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포럼에 참석한 미국 기업인들에게 미-러 간에 정상적인 정치적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도 했다.

그는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를 위해선 양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부탁했다.

푸틴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질문에 "이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 보고서는 사실이 아닌 추정에 근거한 결론들로 만들어졌다"며 개입 사실을 거듭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쓸데없고 해로운 잡담을 그만둬야 한다. 이는 해롭고 국제관계와 세계 경제·안보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미 대통령 취임 전 트럼프와 러시아 사이에 밀거래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아무런 구체적 증거도 없는 (미국 정치인들의) 히스테리"라고 일축하면서 "두통약을 줘야 하나"라고 비꼬아 반문했다.

미 언론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고문이 지난해 12월 초 세르게이 키슬랴크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와 만나 양국 간 비밀 채널 구축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시리아 사태와 관련 시리아 정부가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서방 측 주장에 대해서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해 조작해 낸 허위정보라고 주장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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