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카타르 정부가 미 연방수사국(FBI)에 이른바 '친이란 오보 해킹사건'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고 AF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 관련 소식통을 인용, "카타르 측의 의뢰에 따라 FBI에서 1개 수사팀을 지난주 도하에 보냈고 이들이 카타르 정보부와 함께 사건을 조사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알려지지 않은 2개 정부가 이번 조사에 참여했다면서 조사 결과가 이르면 다음 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타르 정부가 운영하는 국영 뉴스통신사 QNA는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가 행사에 참석해 "이란을 강대국으로 인정한다. 이란에 대한 적대 정책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연설했다는 기사를 지난달 23일 밤 송고했다.
이 기사가 이란과 적대적인 걸프 지역에서 파문을 일으키자 QNA와 카타르 정부는 QNA 사이트가 해킹을 당해 가짜뉴스가 송고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은 카타르 언론사 사이트들을 차단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이들 걸프 국가의 언론은 카타르가 비단 이번 사건 뿐 아니라 그간 걸프 아랍 국가와 이란 사이에서 양면 외교를 펴면서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했다면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AFP통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카타르 정부는 이란에 적대적인 미국 정부의 수사기관을 사건 조사에 개입시킴으로써, 조사 결과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신과 이란의 관계를 둘러싼 이웃 걸프 국가의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카타르는 수니파 아랍 군주정이지만 독자적인 외교 노선으로 이웃 걸프 아랍 국가와 마찰을 종종 빚곤 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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