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지도부의 비리 의혹을 잇따라 제기한 도미(渡美) 부동산 재벌인 궈원구이(郭文貴) 정취안(政泉)홀딩스 지배주주의 폭로를 중단시키고 귀국을 설득하기 위해 가족의 미국행을 허용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과 외신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궈원구이는 최근 트위터 글에서 미국 뉴욕에서 자신이 2014년 8월 중국을 떠난 이후 출국이 금지된 부인, 딸과 재결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궈원구이의 부인과 딸이 중국 당국과 궈원구이 간 귀국 협상 지원을 조건으로 미국 뉴욕으로 출국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인터폴이 궈원구이를 적색 수배 대상으로 올렸지만, 중국 당국이 여전히 그의 귀국을 설득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해외 매체는 지도부의 부패 의혹을 추가 폭로하는 것을 막으려고 중국 당국이 부인과 딸의 출국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궈원구이는 지난 4월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와 멍젠주(孟建柱) 정법위원회 서기의 부패 연루 혐의에 대한 조사를 푸정화(傅政華) 공안부 상무부부장에게 지시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또 왕 서기 일가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저택을 갖고 있다는 궈원구이의 폭로가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그 저택은 중국 반체제 인사의 시위 무대가 되기도 했다.
한편, 궈원구이가 비리 의혹을 제기한 판스거(潘石屹) 소호차이나 회장은 미국 뉴욕주 대법원에 궈원구이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궈원구이가 지난달 11일 판 회장 등이 관리와 결탁해 2006년 5월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인근 땅에 대한 경쟁입찰을 조작했으며 중국 정부 관리의 대리인이 소호차이나 주식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판 회장은 지난달 22일 궈원구이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법적으로 조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궈원구이는 판 회장의 소송 제기에 대해 좋은 소식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베이징 부동산 관련 공식 문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중국 유력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의 후수리(胡舒立·여) 편집장도 궈원구이가 자신과 차이신을 대상으로 제기한 의혹을 증명할 문서와 녹음을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뉴욕 법원에 제기했다.
궈원구이와 후 편집장은 2015년 3월 서로 상대방의 부패 연루 의혹을 제기해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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