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노마드' 장이근, 메이저 한국오픈에서 첫 우승(종합)

입력 2017-06-04 18:16  

골프 '노마드' 장이근, 메이저 한국오픈에서 첫 우승(종합)

미국 골프 유학·아시아투어가 주무대…연장전에서 김기환 제압





(천안=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과 아시아를 떠돌며 꿈을 키워온 골프 '노마드' 장이근(24)이 한국 최고의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장이근은 4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에서 열린 제60회 코오롱 한국오픈 최종일 연장 접전 끝에 김기환(26)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간 장이근은 미국 서부 명문 사립대 USC 골프부에서 활동하며 프로 골프 선수의 꿈을 키웠다.

프로 입문을 위해 USC를 휴학한 장이근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이 여의치 않자 아시아로 눈길을 돌렸다.

차이나 투어에서 뛰면서 실력을 쌓은 장이근은 지난해부터 아시아프로골프투어를 주무대로 삼았다. 2014년 원아시아투어 시드를 획득한 데 이어 작년 1월에는 아시아프로골프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합격했다.

지난 4월 아시아투어 잉더 헤리티지 준우승으로 프로 무대 최고 성적을 올린 그는 한국프로골프투어(KGT)가 아닌 원아시아투어 회원 자격으로 한국오픈에 출전했다.

생애 첫 우승의 기쁨에다 3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우승상금 뿐 아니라 장이근은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디오픈 출전 티켓까지 받았다.

5년 동안 KGT 시드도 보장받았다.

장이근은 "평생 못잊을 감격스러운 우승"이라면서 "앞으로 한국 대회에 자주 나올 수 있게 돼 반갑다"고 말했다.

"디오픈은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온 무대"라는 장이근은 "목표는 PGA투어에 진출해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이근의 부친 장오천(62)씨는 한국오픈이 열린 우정힐스 골프장 클럽 챔피언을 지내 부자가 같은 골프장에서 정상에 오르는 기연을 만들어냈다.

장이근은 "우정힐스 골프장 구석구석을 잘 아는 아버지가 세세한 코스 특성을 귀띔해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2014년 이 대회에서 한때 공동2위에 오르며 우승 경쟁을 펼쳤다가 최종일에 무너져 공동14위에 그쳤던 장이근은 "그때 우승 경쟁을 하면서 배운 것도 약이 됐다"고 말했다.

장이근의 첫 우승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2타차 공동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장이근은 훌쩍 높아진 코스 난도에도 13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며 꿋꿋하게 버텼다.

하지만 14번홀(파4)에서 그린 미스에 이어 세번째샷마저 실수해 2타를 잃었고 이어진 15번홀(파4)에서도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며 보기를 적어내 우승 경쟁에서 탈락하는 듯했다.

장이근은 어렵기로 소문 난 16번홀(파3)에서 10m 버디를 잡아내 회생의 불씨를 살렸고 17번홀(파4)에서도 5m 거리 내리막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공동 선두로 복귀했다.

장이근은 "14번홀과 15번홀에서 잇따라 타수를 잃었을 때 '아직도 세 홀이 남았다. 끝난 게 아니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고 말했다.

17번홀이 끝났을 때 공동 선두는 김기환을 비롯해 무려 4명.

18번홀(파5)에서 김기환이 먼저 7m 버디를 잡아냈지만 장이근은 1.5m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장이근은 마지막 3개홀을 모두 버디로 장식한 것이다.

4라운드를 1언더파 70타로 마쳐 4라운드 합계 7언더파 277타로 김기환과 함께 3개홀 합산 방식 연장전에 나선 장이근은 17번홀(파4) 칩인 버디로 승부를 갈랐다.

장이근은 "최대한 가깝게 붙여 압박감 없이 파를 하자는 생각에 친 게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2m 파퍼트를 놓친 김기환을 2타차로 앞선 장이근은 18번홀(파5)에서 3퍼트 보기를 했지만 3타차로 연장전 승리를 확정했다.

김기환은 마지막홀마저 더블보기로 홀아웃, 연장전 3개홀 합산에서 3타차 완패를 당했다.

KGT에서 6년 동안 평균타수 1위에 주는 덕춘상을 두차례나 받았지만 우승이 없던 김기환은 단독 선두로 나선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잃는 바람에 어렵게 잡은 우승 기회를 날렸다.

김기환은 이 대회 준우승자에도 주는 디오픈 출전권과 웬만한 대회 우승 상금과 맞먹는 1억2천만원의 2위 상금을 손에 넣어 위안을 삼았다.

김기환은 "우승은 놓쳤지만 전과 달리 끝까지 포기않고 물고 늘어진 내가 대견하다"면서 "한 단계 성장한 계기가 됐고 꿈에 그리던 디오픈에 가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일리베스트인 6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터트린 국내 1인자 최진호(33)는 1타가 모자라 연장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공동3위(6언더파 278타)에 올라 상금랭킹 1위와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우승하면 18번홀 그린 위에서 미뤘던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공언했던 허인회(28)은 18번홀(파5) 3퍼트로 땅을 쳤다.

우승을 사실상 확정지을 수 있는 5m 버디퍼트를 놓친 허인회는 1m 파퍼트마저 넣지 못해 연장전마저 놓쳤다. 2언더파 69타를 친 허인회는 공동선두에 1타 뒤진 공동3위에 만족해야 했다.

국가대표 김동민(대구 영신고3년)이 공동6위(3언더파 281타)로 아마추어 최고 성적을 냈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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