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마지막 타석 뜬공 잡히긴 했으나 감 찾은 것에 만족해"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김태균(35·한화 이글스)의 프로야구 연속경기 출루 도전이 '86'에서 막을 내렸다.
김태균은 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무안타로 타격을 마쳤다. 볼넷도 없어 1루 출근 도장을 찍지 못했다.
이로써 지난해 8월 7일 NC 다이노스와 대전 홈경기에서 시작해 전날 볼넷까지 301일간 이어온 연속경기 출루 기록은 아쉽게도 '86'에서 끝났다.
한국·미국·일본프로야구 연속 출루 기록을 이미 경신한 김태균은 린즈성이 지난해 대만프로야구에서 작성한 109경기 연속 출루 세계기록을 향해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그간 여러 차례 위기에서 자신을 구한 행운의 여신이 이날은 외면했다.
2회 첫 번째 타석에서 2루수 땅볼, 3회 3루수 땅볼, 5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김태균은 4-6으로 뒤진 8회 타석에 들어섰다.
김태균은 SK 구원 김주한의 2구째 공을 힘껏 잡아당겨 좌익수 쪽으로 총알처럼 뻗어 가는 안타를 날렸다.
하지만 뒤로 물러서던 김동엽이 어렵지 않게 뜬공을 펜스 앞에서 걷어냈다. 김태균의 출루 행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김태균의 '위대한 도전'은 한국은 물론 일본과 미국프로야구 기록을 깬 값진 여정이었다.
김태균은 이틀 전 85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해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메이저리그 연속경기 출루 기록(84경기)을 넘어섰다.
이미 4월 22일 수원 kt wiz전에서 64경기째 연속 출루로 KBO리그 기록을 갈아치웠고, 지난달 15일에는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70경기 연속 출루로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의 일본프로야구 최장 연속경기 출루 기록(69경기)도 깼다.
김태균은 지난해 8월 7일부터 기록을 마감한 이날까지 87경기에서 타율 0.386(332타수 128안타)을 치고 볼넷 55개, 몸에 맞은 볼 3개를 얻었다. 홈런도 20개를 쳤다.
김태균은 경기 후 "기록이 깨진 것보다 팀 패배(4-7)가 아쉽다"면서 "언젠가 깨질 기록이었다"고 했다.
그는 "최근 타격 밸런스가 좋지 않아 이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면서 "아쉽지만 시즌이 끝난 건 아니기에 앞으로도 매 타석 소중히 여기고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땅볼만 3개를 쳤다가 마지막 타석에서 직선타성 타구를 날린 김태균은 "잡히긴 했으나 타격 감각을 찾은 것에 만족한다"고 위안을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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