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개월째 흑자 행진…상품수지 흑자는 10개월 만에 최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 4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해외 배당금 지급과 여행수지 부진에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7년 4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올해 4월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는 40억 달러로 집계됐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62개월 연속 이어가면서 최장 흑자 기록을 새로 썼다.
흑자 규모는 3월(57억5천만 달러)보다 17억5천만 달러(30.4%)나 줄었고 작년 4월(37억6천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가장 적었다.
올해 1∼4월 경상수지 흑자는 234억3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291억1천만 달러)에 견줘 19.5%(56억8천만 달러) 급감했다.
한은은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상품수지 선전은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119억3천만 달러로 3월(96억2천만 달러)보다 23억1천만 달러 늘었다.
작년 6월(128억3천만 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수출은 482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2% 늘었고 수입은 362억7천만 달러로 18.6% 증가했다.
품목별 수출액(통관기준)을 보면 선박이 70억5천만 달러로 106.2% 뛰었고 반도체가 73억 달러로 59.1% 급증했다.
이밖에 기계류 및 정밀기기(31.3%), 철강제품(30.1%), 화공품(15.4%)의 상승 폭이 컸다.
수입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에 원유(34.9%)와 석유제품(42.7%)이 많이 늘었다.
상품수지와 달리 서비스수지는 적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23억8천만 달러로 작년 4월(15억3천만 달러)보다 늘었다.
여행수지 적자는 12억4천만 달러로 3월(13억5천만 달러)보다 다소 축소됐지만, 작년 4월(5억3천만 달러)과 비교하면 2.3배 수준이다.
한반도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다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여행 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이다.
건설수지는 5억3천만 달러 흑자를 냈고 운송수지는 1억3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지난 3월 2억5천만 달러 적자에서 6천만 달러 흑자로 바뀌었다.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가리킨 본원소득수지는 적자가 50억3천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 적자는 작년 4월 40억6천만 달러였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 투자가들에게 배당금을 많이 지급했기 때문이다.
배당소득수지 적자는 53억3천만 달러로 작년 4월(45억2천만 달러)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노충식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브리핑에서 "매년 4월은 12월 결산법인들의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는 시기"라며 "우리나라 기업의 수익성 개선과 외국인의 주식투자 증가의 영향으로 대외 배당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그동안 배당금 확대를 독려하면서 최근 삼성전자[005930] 등 대기업들은 배당금 지급을 늘리고 있기도 하다.
이전소득수지는 5억3천만 달러 적자다.
이전소득수지는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의 국내 송금 등 대가 없이 주고받은 거래를 말한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은 18억3천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8억2천만 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4억5천만 달러 증가했다.
주식, 채권 등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46억7천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9억 달러 늘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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