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과다보수와 로비자금 불투명성에도 불만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주주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영향력 있는 주주 권리 대행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 퍼크 등은 7일 열릴 알파벳 주총에서 경영진에 대한 과다한 보상을 포함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불투명한 정치 로비활동, 편중된 의결권과 지분 구조, 미국 노동부로부터 비판을 받은 여직원들 임금 차별 등도 따질 방침이다. 글래스 루이스 측은 "지배구조 전반과 의결권 및 지분 구조 측면에서 불만이 팽배하다"고 주장했다.
알파벳은 2004년 기업 공개(IPO) 당시부터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구글의 두 공동창업자에 지분이 집중됐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많은 IT기업이 IPO를 추진하면서 이를 답습하는 폐해도 남겼다.
구글이 2015년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를 발행한 것도 주주들의 불만을 키운 사안이었다. 구글이 우선주를 발행하자 페이스북과 스냅도 이를 뒤따랐다.
페이지와 브린이 보유한 의결권 주식은 근 51%에 달한다. 두 사람은 IPO 당시 주식시장의 단기 압력보다는 장기 성장에 주력할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권력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알파벳의 주주들은 지난해 주총에서 경영진에 대한 과다한 보상에 반대표를 던졌고 편중된 의결권 구조의 시정을 촉구했다. 하지만 표결에서는 내부자들에게 압도를 당했다.
3대 주주 권리 대행사는 지나친 스톡옵션 부여, 성과연동제의 부재 등을 우려하면서 주주들이 경영진에 대한 보상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유하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2015년 1억 달러의 보상을 받았으나 지난해에는 2억 달러를 챙길 수 있었다. 그에게 지급된 보상의 상당 부분은 스톡옵션 형태로 이뤄진 것이었다.
알파벳은 정치 로비 활동과 관련해 주주들로부터 투명성을 높이라는 압력도 받고 있다. 16만주를 보유한 월든 자산운용과 볼티모어 베네딕트 수녀회를 포함한 20명의 주주는 알파벳 측에 로비자금 집행내역을 소상히 공개하라는 제안에 서명했다.
이들은 알파벳 측이 2010년부터 2015년 사이에 연방 정부 차원의 로비활동 명목으로 8천만 달러를 지출했지만 주정부와 업종 단체를 대상으로 혹은 해외에서 사용한 로비자금 등은 제외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알파벳 측은 자체 웹사이트에 공개를 요구받고 있는 상당한 정보가 이미 올라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알파벳의 주식을 대량 보유한 블랙록과 노르웨이 석유펀드를 포함해 1천7천여명의 전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문하는 ISS는 알파벳이 밝힌 업종단체 혹은 제3자 단체들의 리스트가 광범위하지만 포괄적이지는 않고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지급 내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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