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큰손들, 코스피 최고가 행진에 '올라탈까'

입력 2017-06-06 06:19  

국내 큰손들, 코스피 최고가 행진에 '올라탈까'

대기성자금·연기금 매수여력 충분, 펀드환매 진정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코스피가 2,400선을 눈앞에 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국내 큰 손 '기관투자가'가 언제쯤 주식 매수에 가담할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쓸어담으면서 코스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끄는 동안 기관은 집중적으로 주식을 내다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증시가 안정적인 대세 상승추세를 보이면 후행적인 기관투자가들도 주식 매수에 가담할 것으로 내다봤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5일 기준 8조3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관은 5조6천3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도 5조5천200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즉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원 넘는 주식을 더 사들이는 동안 기관과 개인 등 국내 투자자는 모두 11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한 셈이다.

코스피가 5일 장중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서 전날보다 3.10포인트(0.13%) 내린 2,368.62에 마친 것도 기관의 매도세 때문이었다. 이날 기관은 3천400억원가량 주식을 내다 팔아 지수상승을 가로막았다.

기관은 이달 들어서도 전날까지 사흘 연속 '팔자'를 보이며 6천8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코스피가 고공 행진을 하자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이 환매를 지속하고 있다"며 "펀드 수급 기반이 약화했기 때문에 코스피가 정체양상을 보이고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주식 투자 비중이 높은 액티브 펀드로 시중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펀드 환매가 많다"며 "투신(자산운용사)의 매수 여력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자 펀드 투자자들 사이에선 고점이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펀드 환매 행렬이 멈추지 않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5일 기준 6조6천억원 감소했다. 기관이 사고 싶어도 주식을 살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증시의 대세 상승추세가 견고해지면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대 기성 자금이 유입되면서 투신의 매수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단기예금 등 보수적인 성향의 자금까지 합친 시중 부동자금은 이미 작년 말 1천조원을 넘어섰고, 이 중 증시 주변 부동자금은 최근 300조원 안팎으로 늘어났다.

구 대표는 "전 세계 전반적으로 주식 등 자산가격이 많이 오르는 데다 수출 경기 호조 속에 지배구조 개편, 배당 확대 기대감이 커 투자심리도 긍정적"이라며 "펀드 투자자들은 시장에 후행해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기관 중 가장 큰 손인 연기금의 대기 매수세 유입 가능성도 증시 수급을 강화해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자산운용사와 은행, 보험 등 주요 국내 기관이 주식을 내다팔았지만, 연기금은 누적으로 1조원 넘는 순매수를 보였다.

김 팀장은 "연기금은 연초 이후 누적 순매수 규모가 1조2천억원 수준에 그쳐 매수 여력이 충분하다"고 고 강조했다.

연기금은 작년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6조4천억원 정도씩 모두 35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작년까지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있던 기간에도 연기금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우호적인 기초여건(펀더멘털)과 새 정부 정책 기대감에 증시는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데 수급 측면에서 시중 부동자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라며 "증시가 계속 오른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역발상적으로 국내 기관들도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가 올해 3분기에 2,6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indig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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