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수준 달리기 관절염 발생 3.5%, 안 달리면 10.2%, 선수는 13.3%
(서울=연합뉴스) 촤병국 기자 = 달리기가 건강에 여러모로 좋은 것을 알지만, 부상과 관절염을 걱정해 걷기나 실내자전거, 수영 등으로 돌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건강한 보통 사람의 경우 '적정 수준'의 달리기는 오히려 관절염 예방에 훨씬 더 좋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정형외과 의사 볼커 머사히 박사를 비롯해 캐나다, 스웨덴, 스페인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은 여가활동 수준으로 달리기를 꾸준하게 한 사람은 무릎과 엉덩이의 골관절염 발생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각국에서 발표된 달리기와 관절염 관련 연구 논문 가운데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이루어진 25편을 체계적으로 평가, 분석했다. 이 연구들의 대상이 된 인원은 11만4천여 명에 달했다.
분석 결과 여가활동 수준의 달리기를 꾸준히 해온 사람들의 무릎과 엉덩이의 퇴행성 골관절염 발생률은 평균 3.5%였다. 운동하지 않거나 운동을 해도 달리기는 하지 않는 사람의 이런 관절염 발생률은 10.2%, 프로급 달리기 선수들에선 13.3%로 훨씬 더 높았다.
선임저자인 미국 메이요클리닉 정형외과 의사 에듀어드 알렌톤-겔 박사는 "우리 연구에서 새로 발견된 점은 운동선수 수준의 달리기와 관절염 증가는 정비례 관계에 있으나 여가활동 수준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관절 건강에도 좋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역학적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이번 연구에선 달리기가 관절염의 증감의 직접 원인인지와 과거 부상 등 다른 위험 요인도 영향을 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정형외과학과 스포츠물리요법 저널'(JOSPT) 최신호[http://www.jospt.org/doi/10.2519/jospt.2017.7137?code=jospt-site]에 실렸다.
한편, 앞서 영국 브리검영대학 체육과학과 맷 실리 교수 팀은 적정 수준의 달리기가 무릎관절염 예방에 좋을 수 있다는 인체대상 실험 연구결과를 유럽응용생리학회지(EJAP)에 지난해 12월 발표한 바 있다.
18~35세 건강한 남녀를 대상으로 30분간 달리기를 하기 전과 뒤에 무릎관절 낭액 속성분을 측정한 결과 GM-CSF와 IL-15라는 두 가지 종류의 염증친화 물질이 줄어든 반면 달리기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선 수치에 변화가 없었다는 내용이다.
실리 교수는 이는 달리기가 항염증적 환경을 만들고 골관절염 같은 퇴행성 질환의 발생을 늦추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장기적으로 관절건강에 좋을 수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적어도 젊고 건강한 사람에겐 적절한 달리기가 마치 관절 건강에 약물과 같은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연구결과가 중 노년기나 관절염 환자에게도 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어느 강도와 길이의 달리기가 좋고 해로운지가 파악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특별한 문제점이 없는 건강한 사람의 경우 조언을 받아 자기 체력에 맞는 적절한 수준에서 꾸준히 달리는 것이 전반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이나 관절염 예방에도 좋다고 권고한다.
또 관절염이 발생한 경우에도 의사의 지도에 따른 적정 수준의 근육 강화 운동과 걷기 등은 추천되고 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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