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SK·이랜드, '일·가정 양립' 조직 문화 혁신 바람

입력 2017-06-06 06:11  

CJ·SK·이랜드, '일·가정 양립' 조직 문화 혁신 바람

퇴근 후 문자 등으로 업무지시 금지, 배우자 출산 휴가 늘려

총수나 기업 어려움 뒤 경직된 조직 문화 바꾸기…정부 코드 맞추기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CJ그룹과 SK그룹, 이랜드그룹이 자기 계발이나 일과 가정 양립 등을 위해 휴가를 늘리고 퇴근 후 업무지시를 없애는 등 조직 문화 바꾸기에 나섰다.

CJ와 SK그룹은 총수가 구속되거나 검찰 수사를 받았으며 이랜드그룹은 경영난과 아르바이트 직원 임금 체불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에서 내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조직 문화 개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새 정부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주요 정책 목표로 내세우면서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하기 위한 것으로도 분석돼 '코드 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지난달 이재현 회장이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자 복귀 일주일 만에 기업문화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기소 된 이후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유전병 치료를 받다가 지난달 경영에 복귀했다.

CJ그룹은 일·가정 양립 방안으로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한 달간 '자녀 입학 돌봄 휴가'를 낼 수 있도록 했고 글로벌 연수 휴직을 최대 6개월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해외 연수 기회도 대폭 확대했다.

이와 함께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가 시행되고, 퇴근 이후와 주말에 문자 등으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캠페인도 벌인다.

임신, 출산과 관련해서는 현행 5일(유급 3일, 무급 2일)인 남성의 출산 휴가(배우자 출산)를 2주 유급으로 늘렸다.

경영난과 아르바이트생 임금 체불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이랜드그룹도 이달 5일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조직 문화 7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랜드그룹은 이달부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퇴근 이후 전화나 메신저, 회사 내 인트라넷, 메일 등을 통한 업무지시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또 CJ그룹처럼 배우자 출산 휴가를 현행 5일(유급 3일, 무급 2일)에서 유급 2주로 연장했다.

자금난에 시달린 이랜드그룹은 올해 이랜드리테일 소속 홈앤(&)리빙 사업부 '모던하우스'를 7천억원에 매각했으며 의류브랜드 티니위니도 8천800억원에 중국에 팔았다.

이에 앞서 이랜드그룹 외식 계열사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말 아르바이트생 대규모 임금 체불 사태로 대표이사가 해임되는 등 큰 홍역을 치렀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어려운 과정을 함께 해 준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을 위해 조직 문화 혁신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다가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은 후 일·가정 양립 정책을 내놓았다.

SK그룹 주요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이달부터 '초등학교 입학 자녀 돌봄 휴직 제도'를 신설하고 직원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직원의 성별에 상관없이 최장 90일의 무급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임신한 여성은 임신과 동시에 출산 전까지 임신 전 기간에 하루 6시간만 근무하도록 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그룹들이 총수 복귀 뒤 분위기를 일신하고 새 정부의 일과 가정 양립 정책에도 부응하기 위해 직원의 자기 계발을 지원하고 휴가를 늘리는 등 조직 문화 개선책을 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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