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현동 일대 '남촌' 거듭난다…북촌·서촌 같은 명소로

입력 2017-06-07 11:00  

회현동 일대 '남촌' 거듭난다…북촌·서촌 같은 명소로

서울시, 내년까지 '남촌재생플랜'에 158억원 투입

남촌 술 브랜드·근대건축자산 탐방로 개발…5대 거점도 선정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시가 중구 회현동 일대에 '남촌(南村)'을 재생하는 사업에 158억원을 투입해 기존의 북촌·서촌 같은 명소를 만들기로 했다.

한옥마을로 유명한 북촌은 20년간 각종 지원을 받아 국가 브랜드가 됐지만, 남촌은 남산·명동·남대문과 가까워 잠재력이 있는데도 오랜 기간 정책 지원 대상에서 소외돼 별다른 특색 없는 지역이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서울로 7017'과 맞닿아있는 회현동 일대 50만㎡에 대한 도심재생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7일 밝혔다.

조선 시대에는 청계천 북쪽을 '북촌', 청계천 남쪽과 남산 일대를 통틀어 '남촌'이라고 불렀다. 두 곳 모두 옛 서울의 대표적 주거지다.

가회동 일대 북촌은 2000년부터 '북촌 가꾸기 기본계획', '한옥 조례 제정', '한옥선언' 등의 정책 지원을 받았지만 남촌의 경우 1979년 '회현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을 끝으로 방치돼왔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이번 재생사업의 목표는 북촌하면 '한옥마을'이 떠오르듯 남촌을 대표하는 고유 정체성과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다.

우선 술은 남산에서, 떡은 북부에서 빚은 것이 맛있다는 '남주북병(南酒北餠)'이라는 말에서 힌트를 얻어 남촌 술 브랜드를 개발하고, 옛길과 근대건축 자산을 엮은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 우리은행 본점 앞 회현 은행나무 ▲ 단원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 집터 ▲ 회현 제2시민아파트 ▲ 근현대 건축자산 밀집지역 ▲ 소파로 아래 남산공원 등 회현동의 숨은 명소를 5대 거점으로 지정한다.

회현 은행나무는 수령이 500년가량으로, 조선시대에 정승 12명이 배출된 마을의 보호수였다. 서울시는 은행나무 주변을 보행중심 광장으로 만들어 지역 내 주요 행사가 열리는 남촌의 '얼굴'로 만들 계획이다.

현재 경로당이 들어서 있는 강세황 집터는 북촌의 윤동주 문학관처럼 남촌 문화를 담는 기념공간으로 바꾼다.

서울에 남은 마지막 시민아파트인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리모델링해 문화예술인을 위한 주거 겸 창작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20세기 초 지어진 근현대 건축이 밀집한 공간은 담장·벽면을 재정비하고 주택 개량을 지원해 걷기 좋은 공간으로 조성한다.

남산 소파로 아래 가려진 남산공원 일부에는 산책로와 전망대를 놓는다. 산책로를 통해 회현 시민아파트와 남산이 연결된다.

서울시는 남촌 5대 거점이 남산·서울로 7017·명동과 쉽게 연결되도록 5개 보행중심 가로를 놓을 계획이다.

주민·상인과 함께 남촌의 역사 자원, 스토리를 발굴하는 작업도 한다.

회현에서 배출된 12정승·정약용·퇴계 이황이 활동했던 '현자의 남촌', '술이 좋은 남촌'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동시에 게스트하우스 통합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해 머물기 좋은 공간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예산 80억원이 투입되는 올해는 근현대건축자산 밀집지역 내에서 도시재생을 지원할 '남촌 앵커시설'과 남산공원 생태 숲 놀이터를 만든다.


남촌 재생은 회현동·중림동·서계동·남대문시장·서울역 등 5개 권역(195만㎡)을 아우르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의 세부 사업 중 하나다.

서울시는 남촌 재생사업을 ▲남산 예장자락 재생 사업 ▲남산애니타운 사업 ▲남산 역사탐방로 조성사업과 연계해 남산 재생을 완성할 방침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철길로 끊어졌던 서울역 일대를 보행길로 연결하는 '서울역 7017' 개장 이후 회현동 일대를 재생하는 일도 새 전기를 맞았다"며 "역사·문화자산을 다양하게 보유한 남촌이 북촌과는 또 다른 특색있는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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