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승사업회, 정부 공식 기념식에 11년 만에 참석…"민주화史 전환점"
기념식 규모 대폭 늘어날 듯…시민사회는 행진·공연 준비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이효석 기자 = 올해 6·10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아 정부와 시민사회가 처음으로 공식 기념행사를 함께 개최한다.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사단법인 6월항쟁계승사업회' 측은 이달 10일 따로 기념행사를 열지 않고 서울광장에서 행정자치부가 개최하는 '6월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정부가 2007년부터 개최한 6월항쟁 공식 기념행사에 시민사회 측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11년 만에 처음이다.
그간 6월항쟁계승사업회는 행자부 산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출범할 때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완전히 포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기념행사를 따로 개최해왔다.
정부가 오전에 기념행사를 열면 이를 지켜보기만 하고 공식적으로는 불참한 다음,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대성당으로 이동해서 따로 타종 재현식과 기념행사를 갖는 식이었다.
성공회 대성당은 1987년 6월 10일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가 타종을 하면서 '박종철군 고문치사 조작·은폐 규탄 및 호헌철폐 국민대회' 개최를 선언, 6월항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징적인 장소다.
6월항쟁계승사업회는 항쟁 30주년을 맞아 최근 100여개 재야 시민단체와 함께 함세웅 신부와 정성헌 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민주화 투사들을 상임대표로 추대하면서 '6월민주항쟁30년사업추진위원회'를 꾸렸다.
6월항쟁30년사업추진위는 10일 따로 기념행사를 갖지 않고, 오전 10시 정부 공식행사에 앞서 오전 9시 30분 성공회 대성당에서 타종 재현식만 연 다음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공식행사에 함께한다.
추진위 측은 정부 측이 이번 공식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도 역대 처음으로 물밑에서 의견을 내면서 행사 내용을 놓고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 관계자는 "6월항쟁 기념행사를 처음으로 함께 준비했다는 것은 민주화운동 역사의 한 단락이 마무리되는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면서 "독재 권력을 무너뜨린 지 30년 만에 촛불혁명으로 민주화운동이 꽃을 피운 덕분"이라고 말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는 "1987년 당시 주역들이 모인 시민사회 측과 정부 측이 함께 개최하는 이번 행사가 국민 통합을 향한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0일 공식행사에는 예년과 달리 정부 인사들도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념식 준비 관계자는 "많은 정부 인사 참석을 전제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행사가 30주년인 데다 실내에서 기념식을 열었던 이전과 달리 서울광장에서 대규모로 열리는 만큼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도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작년 기념식에는 약 4천만원 가량의 예산이 집행됐지만, 올해 행사는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 참가자도 대폭 늘어날 예정이다.
행사를 각각 주최·주관하는 행정자치부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최근 여야 5당 대표와 정·관계 인사,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등 총 2천500명에게 기념식 참석 초청장을 발송했다.
기념사업회에서는 최근 각급 학교에도 학생 참석 의사를 전달했는데 전국 학교에서 약 2천500명의 학생이 행사 참석을 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최 측은 10일 기념식에 많게는 시민을 포함한 5천명 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내다봤다.
6월항쟁30년사업추진위 측은 정부 공식행사를 이어받아서 오후 내내 서울광장을 비롯한 서울 곳곳을 축제 분위기로 만들 계획이다.
추진위는 우선 오후 2시 '6·10 민주난장'을 진행한다.
풍물패와 만장·걸개를 앞세운 시민 대열이 천도교 수운회관, 탑골공원,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서울역, 명동성당, 청운효자동주민센터 등 민주화운동의 발자취가 남은 장소 6곳에서 서울광장을 향해 행진한다. 이들은 오후 4시께 서울광장에 모여 '대동합굿'을 벌인다.
오후 2시 30분에는 서울광장에서 '제26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가 열린다.
'열사정신 계승하여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이뤄내자'는 구호 아래 진행되는 이번 추모제에는 지난해 649명에 올해 16명의 열사·희생자가 추가 안장돼 총 665기의 영정이 놓인다.
오후 7시에는 30년 기념 국민대회 '6월의 노래, 다시 광장에서'가 이어진다. 임정현 테너의 총감독 하에 서울세종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와 이미향 성악가, 서울모테트합창단, 이소선합창단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
추진위는 공연 중에 '국민주권선언' 초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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