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서 'IS 자처' 연쇄 총격·자폭 테러…12명 사망(종합3보)

입력 2017-06-07 22:34   수정 2017-06-08 13:26

테헤란서 'IS 자처' 연쇄 총격·자폭 테러…12명 사망(종합3보)

IS 배후 자처한 이란 내 첫 테러…정치·종교적 상징성 큰 곳 표적

'시아파 맹주' 이란 겨냥 테러로 종파 간 긴장 최고조 위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테헤란에서 7일(현지시간) 오전 총격과 자살폭탄을 동원한 연쇄 테러가 일어나 12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쳤다.

이슬람국가(IS)는 테러 직후 인터넷을 통해 배후를 자처했다.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이 시아파 맹주 이란 수도 한복판에서 테러를 처음으로 저지른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테헤란 도심 의회(마즐리스) 의사당에 소총과 권총을 지닌 무장 괴한 4명이 침입, 총을 난사했다.

이들 중 1명은 입고 있던 폭탄 조끼를 터트려 현장에서 사망했고, 나머지 3명은 인질을 잡고 테러 진압부대와 4시간여간 대치하다 오후 3시10분께 모두 사살됐다. 이들은 여장을 하고 방문객 출입구를 통해 의사당 내부로 진입했다.

비슷한 시각 테헤란 남부 이맘호메이니 영묘에도 괴한 2명이 급습해 1명이 폭탄 조끼를 터뜨려 스스로 목숨을 끊고 나머지 1명은 교전 끝에 사살됐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들을 도운 여성 1명도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일당은 소총 외에도 수류탄을 휴대했다.

IS와 연계된 아마크통신은 테러 직후 "IS에서 온 전사들이 테헤란 의회와 호메이니 무덤에서 작전을 폈다"고 배후를 자처했다. 아마크통신은 테러 당시 의사당 내부에서 찍은 동영상도 공개했다.

경찰은 시내 곳곳 도로와 일부 지하철역을 차단하고, 주요 시설물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이맘호메이니 영묘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의 지도자이자 이란의 '국부'로 칭송받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묘로, 현지에서는 성지로 여겨진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 이란 고위 인사들은 요한 종교적 기념일에 이곳을 찾아 참배하고 예배에 참석한다.

IS가 이란에서 성지로 여겨지는 이맘호메이니 영묘를 타격함에 따라 중동 내 수니-시아파간 종파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란은 IS 격퇴를 명분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 군사적 개입 수위를 높일 수도 있다. 그간 이란은 공식적으로 이들 국가에 군사적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란이 IS의 후원자로 사우디를 지목해 온 만큼 이번 테러를 계기로 양국간 패권경쟁이 더 첨예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달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친서방 정책에 대한 보수 진영의 압박도 거세질 수 있다.

통제 사회인 탓에 치안이 안전한 편인 테헤란에서 총격이나 폭발 사건이 벌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008년 4월 이란 남부 시라즈의 한 모스크에서 폭발물이 터져 14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고, 같은 해 7월 테헤란 시내에서 군부의 차량 행렬을 겨냥한 폭발물 공격이 벌어져 15명이 사망했다.

대도시가 아닌 국경 산악 지대에서 수니파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자이시 알아들, 준달라 등 무장조직이 최근 수년간 종종 게릴라식 공격을 감행하곤 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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