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작년 말 실종된 인권활동가 장톈융(江天勇·45)을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정식 체포해 구금중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중화권 언론매체들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장톈융의 부인 진볜링(金變玲)은 중국당국이 지난 1일 남편을 체포했다는 통지서를 시아버지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통지서에서 중국 공안당국은 장톈융을 국가전복 혐의로 지난달 말 체포해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 구치소에 구금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톈융은 국가 기밀문서를 외국에 제공하려고 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혐의가 인정되면 최고 1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베이징에서 살던 장톈융은 작년 11월 21일 창사에 구금된 인권변호사 셰양(謝陽)을 면회하러 갔다가 실종돼 구금 의혹이 제기돼왔다.
지난달 온라인을 통해 장톈융이 고문으로 다리가 부어 서 있거나 걸을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창사 공안당국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장톈융이 건강한 상태로 건물 복도를 걷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시하면서도 소재지를 공개하지 않아왔다.
진볜링은 6개월간 장톈융과 연락하지 못했으며 변호사의 접견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이제는 최소한 장톈융이 어디에 있는 지는 알게됐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AI) 중국의 패트릭 푼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장톈융에 대한 처우는 법적 자문권 보호에 관한 국제적 인권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러한 방식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필립 앨스턴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은 작년 8월 중국에서 장톈융을 만났다면서 그의 실종이 유엔 전문가들을 지원한 데 대한 보복 조치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톈융은 2009년 당국으로부터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기 전까지 인권변호사 가오즈성(高智晟), 미국으로 망명한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 등을 변호했는 가하면 2015년 7월 9일 중국 당국이 대대적으로 잡아들였던 인권활동가들을 돕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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