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중단 외압 폭로시 파문 일파만파
'수십년만의 가장 극적인 청문회' 방송사 생중계…트럼프 대응 주목
특검수사 결단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 오늘 의회증언도 변수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러시아 스캔들'에 발목이 잡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중대한 갈림길에 선다.
러시아의 지난해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 및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을 수사하다가 전격으로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상원 정보위 청문회 공개 증언에 트럼프 대통령의 운명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중단 압력을 소상하게 폭로할 경우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미 정국은 탄핵 국면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14일 백악관에서 코미 전 국장과 단둘이 만났을 때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코미 전 국장이 이를 거절하고 대화 내용을 메모 형태로 남겼다고 보도하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이 청문회에서 이런 내용을 그대로 증언하면 이는 대통령 탄핵 사유인 '사법 방해'에 해당한다는 게 대부분 헌법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을 비롯한 주요 언론은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중단 압력이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에게 그런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의 의회증언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실시간으로 트윗 대응을 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이번 청문회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중단 압력을 넣었는지에 더해 ▲코미 전 국장이 이런 압력을 받았다면 왜 일찍 공개하지 않았는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 내통이 있었는지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서 충성 맹세를 요구했는지 등도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은 7일 코미 전 국장의 청문회 출석이 미 정치 역사상 몇십 년 만에 가장 극적인 증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CNN은 물론 ABC와 CBS, NBC 등 미 지상파 3사도 일제히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 CNN 방송은 '코미 증언'을 워싱턴 정치권의 '슈퍼볼'(미국 풋볼 챔피언결정전)에 비유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집권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코미 전 국장을 상대로 송곳 질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저격수'로 불릴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 입장을 취해 온 공화당 중진 존 매케인(애리조나) 의원이 청문위원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매케인 의원은 당연직 정보위원이다,
코미 전 국장의 증언에 앞서 이날 상원 정보위에는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이 출석해 증언한다.
'강골 검사' 출신인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비록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됐지만, 백악관과 사전 협의 없이 독자로 특검 수사 결단을 내린 인물로, 그의 증언 역시 러시아 스캔들의 향배를 가를 변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