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한계 넘어서" vs "아직 노트북 기능에 못 미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화면 하단에 여러 개의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어 멀티태스킹이 자유롭다. 드래그해서 앱을 꺼내는 '드래그 앤드 드롭' 기능과 파일탐색, 앱에서 앱으로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올해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의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 부사장은 "어제의 능력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새 아이패드"라며 그 기능들을 소개했다.
컴퓨터가 여러 파일을 이동시키고 삭제할 수 있는 관리 기능을 가진 파일 기능도 새롭게 추가됐고, 이 파일을 통해 아이클라우드,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등 클라우드 계정의 저장공간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기존의 컴퓨터에서는 매우 익숙한 기능들이다.
아이패드가 이제 태블릿을 벗어나 노트북과 더 가까워지게 됐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IT 전문매체들은 기존의 태블릿 기능만으로는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는 아이패드 프로가 나온 것은 애플 입장에서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더버지는 "애플이 맥북에어를 업데이트하는 대신 아이패드 프로로 맥북을 대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블릿을 미래의 랩톱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애플의 구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아직 태블릿이 랩톱을 대체하기에는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애플이 태블릿을 노트북으로 바꾸고 있지만, 문제는 이것이 기존의 노트북보다 좋지 않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기존 맥북의 키보드보다 좋지 않은 아이패드 프로용 키보드를 부착해야 하고, 정밀 제어를 위해 마우스를 사용하는 대신 화면에 손을 대 작업을 하는 것은 사용자의 피로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USB 포트 대신 동글을 사용하는 것도 매우 불편할 뿐 아니라 파일 기능을 추가했다고 하지만, 이는 1990년대 컴퓨터에 도입된 것"이라며 "아이패드 프로의 기능은 태블릿에는 혁명적인 것일 수 있으나 오늘날 존재하는 모든 컴퓨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생각대로 태블릿이 미래의 랩톱으로 변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에 애플이 보여준 아이패드 프로의 기능만 보자면 기존 랩톱을 뛰어넘을 만한 기능은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평가다.
kn020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