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RBM 이어 지대공·지대함 미사일 성공…ICBM만 남아

입력 2017-06-08 09:27   수정 2017-06-08 09:46

北, IRBM 이어 지대공·지대함 미사일 성공…ICBM만 남아

'화성-12' 발사 후 1개월도 안돼 미사일 5종 능력 과시

미군접근 지연 등 노린 '중국식 반접근지역거부' 전략 모방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은 8일 강원도 원산에서 지대함 순항미사일 수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는 데 성공해 미사일 다종화 능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1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와 같은 달 21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 27일 KN-06 지대공미사일, 29일 스커드계열 지대함·지대지 겸용 탄도미사일에 이어 이번 지대함 순항미사일까지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화성-12 발사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은 기간에 5종의 신형 미사일 능력을 보여준 셈이다.

이번에 발사한 지대함 순항미사일은 4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차량에 실린 원통형 발사관 4개짜리 미사일로 추정된다. 북한이 그간 쐈던 미사일도 모두 열병식에서 공개됐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미사일 중 아직까지 쏘지 않은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에 성공한 IRBM 화성-12의 액체연료 엔진 3∼4개를 클러스터링(결합)한 ICBM을 조만간 쏘아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 "우리는 최고 수뇌부의 명령에 따라 임의의 시간에 임의의 장소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진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난달 14일 이후 발사에 성공한 5종의 미사일은 유사시 한반도로 전개되는 미군 증원전력의 길목을 겨냥하고, 우리 군이 구축 중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무력화를 노린 전략무기로 평가되고 있다.

화성-12는 최정점 고도 2천110여㎞로 780여㎞를 비행했으나, 군 당국은 정상발사 각도(30∼45도)로 쏠 경우 4천500∼5천㎞를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태평양 괌기지 뿐 아니라 하와이 미군 태평양사령부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다.

북극성-2도 최정점 고도 560여㎞로 500㎞를 비행했다. 정상발사 각도로 쐈다면 1천㎞ 이상을 비행할 수 있어 주일미군기지를 타격할 수도 있다.




지난달 27일 발사 성공한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번개 5호'(KN-06) 지대공 유도미사일은 사거리가 150여㎞로 추정된다.

유사시 평양 등 북한 상공으로 전개되는 한미 연합군 항공기를 노리고 개발한 미사일이다. 이번에 지대함 순항미사일까지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공중과 해상의 타격체계를 갖추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달 29일 발사한 스커드 계열의 지대함·지대지 겸용 미사일은 해상과 지상의 표적에 대한 명중률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애초 지대지 미사일로 개발된 스커드 미사일을 지대지 또는 유사시 지대함 미사일로 겸용해 사용하도록 개조했으며 액체연료와 산화제를 빠른 시간에 주입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과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미사일을 세우는 기립장치를 자동화했다.

우리 군이 구축 중인 KAMD 무력화를 노리고 개발한 미사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의 최근 미사일 개발 동향은 중국의 반접근 지역거부(A2/AD) 전략을 모방한 '북한판 접근거부' 전략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A2는 오키나와 등 미국의 전진기지나 항모강습단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 미군 전력이 서태평양 해역으로 접근하는 것을 지연시키는 전략이다.

AD는 대만해협이나 동·남중국해 등 중국의 연안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 미군이나 동맹군의 '행동의 자유(Freedom of Action)'를 차단해 일정한 지역에 개입을 못 하도록 거부하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금 북한의 미사일 전략의 핵심은 거부적 억제전략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의 A2/AD(반접근 지역거부)를 모방한 북한판 접근거부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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