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함께 강경입장…UAE 왕실에선 '카타르 정권교체' 운운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테러자금 지원' 의혹을 빌미로 카타르와 외교관계를 단절한 중동 국가들이 현 상황에서 뒤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UAE) 외교담당 정무장관은 7일(현지시각)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타르와) 협상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가르가시 장관은 카타르가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이라는 호랑이에 올라타는 선택을 했다"며 이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타르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관리들을 추방하고 "알카에다의 DNA를 지닌" 테러 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타르 수도 도하에 본부를 둔 위성뉴스 채널 알자지라를 비롯해 카타르가 지원하는 여러 언론매체에 대한 고삐도 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자지라는 1996년 설립된 뒤 중동의 다른 매체들보다 비교적 자유롭게 중동의 보수적인 왕정을 비판하곤 했다.
분명히 했다.
그는 테러자금 지원 의혹과 관련, 카타르의 "지문이 사방에 묻어있다"며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러한 인터뷰 내용에 대해 카타르 정부 관계자들은 언급을 거부했다.
가르가시 장관은 카타르가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테러조직들도 열거했다.
시리아와 소말리아에 있는 알카에다 지부, 이집트 시나이반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테러조직, 리비아의 "알카에다류 조직들"이 카타르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가르가시 장관은 이를 뒷받침하는 문서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서방 정부 관계자들은 카타르 정부가 수니파 일부 극단주의 조직에 대한 지원을 허용할 뿐 아니라 장려하기까지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가르가시 장관은 또 카타르 정부가 이라크에 16개월간 억류돼있던 카타르 왕족 수십 명을 풀어주는 대가로 시아파 무장세력과 다른 조직들에 수천만 달러를 지급한 사실도 지목했다.
카타르에 대한 중동 국가들의 요구사항을 묻자 가르가시 장관은 하마스 조직원과 이슬람주의 무장정파 무슬림형제단 관계자들을 출국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을 방문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델 알주바이르 외무장관도 중동 국가들의 요구에 카타르가 조속한 시일 내에 반응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주바이르 장관과 가르가시 장관 모두 카타르에 대한 중동 국가들의 불만이 오랜 세월 쌓여왔으며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의 부친인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의 정책에 대한 불만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카타르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UAE 왕실의 일원으로 작가이자 정치평론가이기도 한 술탄 수드 알 카세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타르 국민은 이번 사태가 카타르 정권교체로 이어질 것인가 하는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알 카세미는 "도하(카타르 정부)는 완전히 고립됐다"며 "카타르 정부는 이웃국과 세계의 동맹국을 진정시키기 위해 신속하게 진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