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검사로 전립선암 간편 진단방법 찾았다

입력 2017-06-08 12:00  

소변검사로 전립선암 간편 진단방법 찾았다

KIST 이관희 박사 팀, 서울아산병원·존스홉킨스와 공동연구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소량의 소변만으로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검사 방법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개발했다. 혈액을 채취해야 하는 기존 검사법보다 훨씬 간편한 장점이 있다.

KIST는 의공학연구소 생체재료연구단 이관희 박사 연구팀이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김청수 교수 팀, 미국 존스홉킨스대 피터 시어슨 교수 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런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Biomaterials)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전립선암 환자들에게서 ERG와 TMPRSS2라는 두 가지 유전자가 융합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전립선암의 진행 단계에 따라 이 융합 유전자의 유형이 달라진다는 점을 주목했다.

연구진은 이런 융합 유전자들을 동시에 한꺼번에 검지하기 위해 길이가 서로 다른 '바코드 DNA'를 사용했다. 바코드 DNA는 타깃 융합유전자의 정보를 알려주는 DNA로, 마치 바코드가 상점에 진열된 상품의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으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들은 바코드 DNA를 금 나노입자에 부착해 신호를 증폭시키고, 마지막 검지(檢知) 단계에서 전기영동법(electrophoresis)을 통해 바코드 DNA를 길이에 따라 분리하는 방식으로 소변에 포함된 융합 유전자를 동시에 3종 이상 검사할 수 있는 고감도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전립선암 진단에는 혈액 검사를 통해 전립선 특이항원(PSA)의 농도를 확인하고 일정 농도 이상인 경우 정밀 조직 검사로 암 발생 여부를 확진하는 방식이 널리 쓰인다.

그러나 혈액 내 PSA 농도가 호르몬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전립선암에 관한 직접적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 환자가 병원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전립선암 검진율이 낮았다.

KIST는 한국인의 악성 전립선암 발병 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면서 조기발견의 어려움과 기존 검사법의 부정확함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고 소개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KIST 이관희 박사는 "이번 연구로 개발된 바이오 바코드 방법은 10cc 정도의 소변만으로도 그 안에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융합 유전자를 검지할 수 있다"며 "이 검진 방법에 적용된 기술은 다양한 질병의 특이 유전자를 검지하는 진단 분야와 질병 예후 예측을 위한 연구에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전립선암의 비침습 자가진단을 위한 소변 모니터링 센서 개발' 과제로 이뤄졌다.

solat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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