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내에서 '박삼구 회장 책임론' 제기돼

입력 2017-06-08 11:32   수정 2017-06-08 11:54

금호타이어 채권단내에서 '박삼구 회장 책임론' 제기돼

'상표권 불허로 매각 불발시 경영일선 물러나야' 주장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금호타이어[073240] 상표권 사용에 부정적인 입장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에 대한 채권단의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채권은행은 매각이 무산되면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부실경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달 25일과 이달 2일 열린 주주협의회에서 금호타이어 매각 종결 방안을 놓고 논의했다.

당시 회의에서 채권단은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1조3천억원을 3개월 상환 연장하는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하고, 박 회장에서 상표권 사용 허용 여부를 9일까지 회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로 합의했다.

이 자리에 일부 채권은행은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금호타이어가 자체 생존이 어려운 만큼 그동안 경영해온 박 회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미다.

금호타이어는 2014년 12월 말에 워크아웃을 졸업하고서도 영업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천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2014년 말 262.34%, 2015년 말 314.02%, 지난해 말 321.85% 등으로 재무구조가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 법인이 유동성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이처럼 박 회장의 경영 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은 곧 우선매수권도 박탈한다는 의미로 읽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해 경영권을 되찾을 기회를 준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채권단과 박 회장간 맺은 약정서에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방해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실제로 우선매수권 박탈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해 매각이 불발되면 매각을 방해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채권단 일각의 시각이다.

상표권 사용은 채권단과 매매계약을 체결한 중국의 더블스타가 요구한 매각 종결요건으로, 상표권 사용이 불허되면 더블스타가 아무런 패널티 없이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단, 상표권 불허가 상표권을 보유한 금호산업[002990]의 정당한 권리 행사일 수 있어 매각 방해 행위로 볼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각 종결을 위해 금호산업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길 부탁한다며 더블스타의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이 공문 내용의 전부"라며 "9일까지 금호산업의 입장을 기다렸다가 향후 입장을 채권단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그룹 관계자는 "경영권을 내놓으라고 공식적으로 요구받은 바 없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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