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첫 만남, 中企 "최저임금 1만원 부담"…국정위 "실망"(종합)

입력 2017-06-08 14:12   수정 2017-06-08 14:25

엇갈린 첫 만남, 中企 "최저임금 1만원 부담"…국정위 "실망"(종합)

중기, 근로시간 단축·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우려…"노동시장 유연성 필요"

국정기획위 "중소기업 어렵단 얘기만 한다"…일자리 창출 노력 당부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의 일자리·노동 정책에 대해 경영계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8일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경영계가 공식적으로 처음 만났다.

그동안 노동 정책 문제 등으로 대기업과 갈등을 빚은 국정기획위는 이날 중소기업계와도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문제 등에서 시각차를 보였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국정기획자문위(사회분과)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하고 노동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는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회의 김연명 분과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겸 분과위원, 오태규 자문위원,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중소기업인들은 새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정기획위에 전달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우리 경제의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와 내수침체, 대·중소기업 양극화, 저성장 구조 등 산적한 문제들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에서 출발하며 중소기업계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정과제 중 노동시장 현안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단계적으로 시행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새 정부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현재 시급 6천470원인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하고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일 계획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정도로 급격한 인상"이라며 노·사·정 사회적 합의를 통한 단계적 인상, 상여금·식대 등 각종 수당과 현물급여를 포함한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 필요성을 건의했다.

박순황 한국금형협동조합 이사장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300인 미만에 대해서 4단계로 세분화해 시행시기를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휴일근로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않아야 하며 법정 시간 주당 52시간 단축 시행 시 노사합의로 특별연장근로를 상시 허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국정기획위는 중소기업계의 우려를 이해한다면서도 새 정부 핵심 노동 정책에 반발하는 데 대해 서운함도 보였다.

김연명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장은 "대기업 중심의 수출 전략이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중소기업에서 찾고 있으며 내수에서도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역대 최고 중소기업 정부가 되려고 생각하며 5년 과정으로 중소기업 공약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도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태규 자문위원은 새 정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 "중소기업계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냐"면서 "일방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만 한다.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경총포럼에서 "사회 각계의 정규직 전환 요구로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이다. 논란의 본질은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아니라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라며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이의를 제기했다가 문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질책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과 관련해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입법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새 정부가 노동계에 편향된 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김 위원장은 "노동단체만 방문해 노동계만 챙긴다는 오해는 하지 말아달라"면서 "스케줄에 따라 노동단체와 경제단체를 방문했다"고 해명했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날 오전 중소기업중앙회에 이어 다른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새 정부의 일자리와 경제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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