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민진당, 공산당, 자유당, 사민당 등 일본의 야당 4곳이 테러대책법(공모죄법) 강행과 사학 스캔들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을 불신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도통신은 야 4당이 8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 회동을 하고 국회에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하기로 했다며 오는 10일을 전후해 불신임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렌호(蓮舫) 민진당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너무나도 난폭한 국회 운영이다. ( 각 당 대표들이) 불신임에 해당한다는 인식에서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야당은 아베 총리가 친구가 이사장인 사학재단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학 스캔들과 관련해 의혹을 폭로한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의 증인 소환을 요청하고 있지만 다수당인 자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연립여당 공명당의 우루시바라 요시오(漆原良夫) 중앙간사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아베 총리가 공손하게 국민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야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아베 정권은 이와 함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것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테러대책법 입법을 강행해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야당이 불신임안 제출한다고 해도 여당 자민당이 참의원, 중의원의 과반을 점하는 만큼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불신임안을 고려하기로 한 데에는 테러대책법안의 정기국회 통과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아베 정권은 지난달 대규모 집회와 야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당의 힘을 바탕으로 테러대책법을 중의원에서 통과시킨 바 있다. 법안은 참의원 표결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일본 정부 여당은 18일까지인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법안 성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신임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테러대책법안 심의에 지장이 생겨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자민당은 정기국회 회기 종료를 늦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야당은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신바 가즈야(榛葉賀津也) 민주당 참의원 국회대책위원장은 자민당 마쓰야마 마사지(松山政司) 참의원 국회대책위원장과 회합에서 여당의 회기 연장 주장에 대해 "연장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여당이 (아베 총리의 사학 스캔들에 대한) 참의원예산위원회의 집중심의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